"은행부터 생보사까지"…전통 금융사가 핀테크와 손잡는 이유

2024-10-13 07:00
핀다, 교보생명과 MOU 체결…보험 비교 서비스 출시 앞둬
토스, 하나銀과 창업자 서비스 지원…뱅크는 '공동대출' 선봬
"핀테크는 이용자 흡수, 전통 금융사는 신규 고객 확대 목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한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의 대출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등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자 전통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과 협력을 넓혀나가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인 핀다는 지난 10일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핀다는 연내 신용생명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교보생명은 해당 서비스에 선보일 신용생명보험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신용생명보험 활성화를 위해 연구 활동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핀다는 지난달 신한카드와 소상공인 대상으로 공동사업모델 개발에 나서고, KB국민은행의 개인사업자 서비스인 'KB사장님+'를 핀다 애플리케이션(앱)에 내놓는 등 보험·카드·은행권 전반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타 핀테크사들도 금융사와 함께 공동으로 지원하는 서비스·상품을 늘려나가고 있다. 결제 단말기를 제조·공급하고 있는 토스플레이스는 이달 1일부터 하나은행과 함께 신규 창업자 결제 단말기 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토스 단말기를 사고, 가맹점 매출대금 결제계좌를 하나은행 계좌로 등록한 창업자에게 민생금융지원금을 지원하는 형태다.

핀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사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제도적 한계로 전통 금융사 이용자를 흡수할 필요가 있는 핀테크 기업의 니즈와 고객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통 금융사의 니즈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토스 계열사인 토스뱅크는 지난 8월 광주은행과 함께 공동대출상품인 '함께대출' 선보이며 출시 한 달 만에 7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함께대출은 대출 실행과 관리는 토스뱅크가 진행하고, 양사가 50%씩 대출 자금을 부담하는 상품이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이 앞서 개발한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가 지방은행 등 전통 금융사의 고객 접점 확대에 큰 도움이 되자 전방위로 협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핀테크사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지방은행 대출 상품 금리가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다는 점을 알리게 됐다"며 "지방은행의 금융 앱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계좌를 만들고, 대출 심사를 받아 실제 대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하는 핀테크 기업들은 앞으로도 전통 금융사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은 금융사와 협력이 늘어날수록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하는 핀테크사들은 기존 주력 사업인 비교·대출 서비스뿐 아니라 개인 고객별 특화 서비스를 강화하는 식으로 타 금융사와 협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