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中은 무형유산 탈취·日은 사도광산…"국가유산청 너무 안일" 질타
2024-10-10 18:08
국가유산청이 중국의 한국 무형유산 탈취 시도, 일본의 사도광산 등재 문제 등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국가유산청(이하 국유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유청이 국가유산 보호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유청(옛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 등 다양한 국가유산에 대한 정책을 추진하는 조직으로 지난 5월 출범했다.
이에 대해 최응천 국유청장은 “(중국의) 국가급 유산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성급은 세밀하게 일괄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성급과 관련해서는) 등한시한 게 있다. 지정 현황을 파악하고 선별해서 연구용역을 통해 선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중국은 아리랑과 판소리 등 한국 무형유산 101건을 유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해금, 널뛰기, 그네뛰기, 전통혼례 등이 중국에서는 유산으로 지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할지에 대해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도광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유청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 노동 기술’ 등을 거론하며 “(국유청이) 지금이라도 공식적으로 외교부에 항의해야 한다”고 질타했고, 최 정장은 “적극적으로 개진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답했다.
일제가 조선인을 강제동원해 지은 아시오광산과 구로베 댐을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국유청이 이를 파악조차 못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한 박 의원실 측 자료 요청에 국유청은 ‘상세한 내용을 알기 어렵다’ ‘일본 문화청 홈페이지를 참조해 달라’고만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물 환수에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국외소재문화유산 목록이 2019년 18만여 건에서 2024년 24만여 건으로 늘었는데 환수 건수는 2023년 39건, 2024년 4건으로 매우 저조하다. 국보급 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 반환을 놓고 국가유산청이 소장자 배익기씨와 적극적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이 밖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질타도 쏟아졌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관련해 국유청이 사리와 사리구를 함께 반환하겠다던 기존 원칙을 뒤엎고 사리만 먼저 반환한 배경에는 김 여사가 있다는 추측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리 반환을 누가 지시했나. 김건희 여사가 보스턴미술관을 2023년에 방문하고 나서 원칙이 바뀐 것 아니냐”며 “유산청은 국제사회 관행을 깨고 원칙을 깼다"고 했다.
이에 최 청장은 “사리라도 먼저 찾아와야 한다는 게 불교계의 오랜 요구였다"며 "협상이 전혀 진전되지 않으니까 사리는 먼저 반환하고 사리구는 추가로 반환하는 이원적인 분리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