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브로커' 명태균 폭로에 휘둘리는 여야...거세지는 정치 공방
2024-10-10 16:20
국회 행안위, 野주도 명태균·김영선 동행명령장 발부
민주 "특검·상설특검 수용하라"...한동훈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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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 논란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명씨가 수차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만나 정치적인 조언을 하고 '모종의 역할'도 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탄핵 폭탄이 터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브로커 중 한 명"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최근 법원 판결로도 알 수 있듯 수사를 받고 있어도 증인으로서 출석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국세청 고액체납자 명단'에 있는 명씨의 체납 정보가 적힌 피켓을 들고 "2021년 4월 이후 대선까지 무려 81차례나 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며 "3억7000만원이나 들었다는데, 고액 체납자가 무슨 돈으로 이렇게 많은 여론조사 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명씨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사기 전과가 있는 선거 브로커'라며 검찰에 즉각 수사를 요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언론에 "(명씨에 대한) 수사를 빨리 진행해서 꼭 구속해 달라"며 "악질적 사기 전과가 있는 허풍쟁이, '듣보잡'이 정말 나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캠프를 들락거리던 선거 브로커가 언젠가 일을 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검찰은 성역 없이 나온 의혹들 모두 수사하라. 머뭇거리지 말고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명씨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지난 대구 남구, 대구시장, 대구 수성을 왜 떨어졌는지 알고는 있나? 헛소리 누가 하는데"라고 적었다. 이는 본인이 2022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한 홍 시장에게는 "검찰이 성역 없이 수사하면 저보다 홍 시장님이 더 위험해질 수 있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자신이 홍 시장의 약점을 쥐고 있다는 으름장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고리로 '김건희 특검'과 상설특검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도둑이 제 발 저린 게 아니라면 (민주당 특검 추진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명씨 관련 의혹에) 떳떳하면 (김건희) 특검과 상설특검을 조용히 수용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