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하루 앞두고 금리 언급한 KDI…"내수 회복 지연"

2024-10-10 12:00
소매판매·건설투자 부진 강조

부산항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고금리 기조가 내수 회복을 지연하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당분간 내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0일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되고 있지만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 경제를 이끄는 것은 수출이다. 휴대전화와 기기 등 ICT(정보통신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11개월 연속 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4개월 연속 경상수지의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문제는 내수다. KDI는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양호하지만 건설 투자 부진으로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비스 소비 증가세에도 고금리 기조로 소매판매의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는 지난 8월 18개월 만에 전월 대비 최대 폭 상승을 보였지만, 여전히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의 다른 한 축인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4% 줄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도 1.2% 감소했다. 

KDI는 이에 대해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로는 일부 품목에서 부분적으로 만회했지만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을 이어가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KDI의 내수 부진 진단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째다. 앞서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내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DI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누적된 부진을 감안하면, 당분간 내수를 제약할 요인으로 작용할 요인이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공급 불안이 해소되면서 물가상승세가 목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6% 상승했다. 석유류와 농산물의 상승폭 축소가 물가상승세 둔화로 이어졌다. 

중동 전쟁과 같은 국제 정세 리스크로 유가 관련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봤다. KDI는 "주요국의 수요 부진으로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도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