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줄어드는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2024-10-11 07:00
이사철·스트레스DSR 등 주택시장 '변수'…수요 예측 어려워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줄고 매물도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서울 지역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지역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전·월세 대신 매수 수요로 몰리면서 임대 매물이 줄어든 데다 대출 규제 강화가 본격화되고 금리 인하를 앞두고 매매는 물론, 임대차 시장도 관망세로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만6611건으로 6개월(1만8047건) 전보다 8% 줄었고, 전세 매물은 2만9573건으로 6개월(3만853건) 전보다 4.2% 줄었다.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지난 7월 이후로 매매 거래량은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전·월세 거래량이 매매 거래량보다 높게 집계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전·월세 거래량은 매매 거래량보다 많게 집계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전·월세 거래량과 매매 거래량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해 10월 전·월세 거래량은 2만2566건으로 매매 거래량(2413건)과 차이는 2만153건 차이가 났다. 지난해 11월에는 전·월세 거래량과 매매 거래량의 차이가 1만9414건 났고, 12월에는 2만3123건 차이가 났다.
그러나 올 들어 전·월세 거래량과 매매 거래량의 차이는 점차 좁혀졌다. 지난 1월 전·월세 거래량과 매매 거래량의 차이는 2만994건 발생했는데 2월 1만8107건→3월 1만8947건→4월 1만3987건→5월 1만5149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더니 6월에는 매매 거래량(7583건)과 월세 거래량(7227건)이 비슷하게 거래됐고, 7월에는 매매 거래량이(8894건) 월세 거래량(7221건)을 뛰어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전셋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전·월세 수요 일부가 매매 시장으로 옮겨 붙은 것이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면적 84㎡도 지난 5일 6억6000만원에 전세 거래돼 최고가 대비 10억4000만원 하락한 반면, 매매 거래는 지난 8월 34억원에 거래돼 최고가 대비 5억원 하락에 그쳤다.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수도권 지역이 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주거 선호 지역에서 전세 매물보다 월세 매물 부족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우대빵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기존 아파트 매물 중 매매 매물은 증가하고 있지만 전세와 월세 매물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적게는 10%대, 많게는 40%대까지 감소하는 중이다. 전세 매물의 경우 서울(-12.11%)에 비해 경기(-18.62%)와 인천(-46.42%)의 매물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다.
수도권 주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전·월세 가격은 매매가격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가격 상승률이 높게 집계되는 데에는 실거주에 기반한 임대차 수요는 줄어들지 않지만 신규 입주물량과 기존 주택의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어 수급 상황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올해 수도권 아파트의 연간 매맷값 상승률은 1.4%에 불과했지만 전셋값은 3.71%로 상승해 2배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월세통합가격지수도 지난 8월까지 수도권은 1.6% 상승해 매매가격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우대빵부동산은 전·월세 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보다 높게 집계된 것을 두고 "신규 입주 물량과 기존 주택의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아파트에 대해서도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다시 부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심형석 미국 IAU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수도권 매매시장 또한 안정되기 어렵다"며 "꾸준한 공급 정책과 함께 안정적인 임대차 매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