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무섬마을 만죽재·해우당 고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2024-10-07 10:39
반남박씨와 선성김씨의 집성촌으로서 유서 깊은 전통마을인 '영주 무섬마을' 내 대표 고택 2곳이 국가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7일 '영주 만죽재 고택 및 유물 일괄'과 '영주 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을 각각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먼저 만죽재 고택은 병자호란 이후인 1666년 반남박씨 집안의 박수(1641∼1729)가 마을에 들어와 터를 잡으면서 지은 집으로, 13대에 이르기까지 360여년간 집터와 가옥이 온전히 보존돼 왔다.
교육과 시문학의 장소로 사용됐던 고택 뒤 섬계초당은 내성천과 무섬마을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으며, 2008년 새롭게 복원돼 역사적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고택과 함께, 만죽재 현판과 원본글씨, 문방사우(종이·붓·먹·벼루), 여물통, 통나무계단 등 생활 민속유물이 잘 남아 있다. 대표적인 유물인 역대 혼서지, 항일격문집, 규방가사집, 호구단자, 승경도 등도 포함됐다.
김낙풍은 고종(재위 1863∼1907)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의 친구로, 현재 사랑채에 걸려있는 '해우당' 현판은 흥선대원군이 쓴 친필로 알려져 있다.
고택은 'ㅁ'자형 뜰집으로 이뤄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안방에서 태어나서 목방, 작은사랑, 큰사랑, 빈소방으로 옮겨가는 생애주기와 생활을 유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침수가 잦았던 무섬마을의 환경적인 결점을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야외에 장독을 두지 않고 장독 보관을 위한 장고방을 따로 두고, 성주단지를 부엌이나 마루가 아닌 높은 다락에 둔 점, 높은 다락을 많이 만들어 수납공간으로 사용한 점 등은 자연환경을 잘 극복한 사례다.
고택에는 김낙풍이 작성한 과거 답안지, 집 건물을 수호한다는 성주를 모셔두는 단지, 갓 보관함 등도 남아 있어 '영주 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로 함께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30일 예고기간 동안 의견 수렴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영주 만죽재 고택 및 유물 일괄'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통해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