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무너졌다"…'영월 역주행 사고' 유족 엄벌 호소

2024-10-04 08:20

[사진=연합뉴스]
영월 터널 역주행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줄 것을 호소했다. 

사고 피해자가 자신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달 30일 국회 전자청원에 '영월 역주행 교통사고 관한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4일 오전 8시 기준 7966명이 동의했다.

A씨는 "해당 사고 소식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매일 쏟아져 많은 분께서 이 사고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거로 생각한다"며 "이미 일어난 사고를 파헤치며 개탄하기보다 더이상 대한민국에서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생은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다. 사고 이틀 전날에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서울로 이사를 하며 아내, 두 아이와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며 "(그러나) 한 남자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가정이 대한민국에서는 '흔한' 음주운전으로 너무나도 쉽게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저는 친동생을 잃은 충격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불면증에 괴롭다. 술을 드시면 안 되는 아버지께서는 끊으셨던 술을 다시 입에 대며 아픔을 달래신다. 올케는 얼굴과 발에 멍이 가득한 채로 친동생의 장례를 치렀다. 장인어른은 휠체어에, 장모님은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아빠가 언제 오냐고 매일 울며 묻는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서울 집에는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아빠와 약속했던 집이기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 동생은 없다. 아내와 두 아이, 장인 장모님을 지켜내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가해자도 없기에 벌을 물을 수도 없다"며 "동생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음주 운전 처벌법을 더욱더 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오전 1시 27분께 강원 영월군 국도 38호선 영월2터널에서 카니발 승합차가 역주행해 마주 오던 셀토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30대 카니발 운전자 B씨와 20대 셀토스 운전자 C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카니발에 타고 있던 일가족 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현직 해병대 부사관으로 확인됐으며 역주행 차량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0.08% 이상) 수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가해자 C씨가 사망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