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출신 백인 男' 부통령 후보끼리 맞붙는다…2일 월즈-밴스 TV토론

2024-10-01 17:58
미국 대선 초접전인 가운데 러닝메이트 토론도 관심 고조
여론 조사에서는 월즈가 앞서
밴스, '캣 레이디' 발언 등 구설수 돌파 여부 주목

미국 공화당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왼쪽)과 민주당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시골 출신 백인 남성'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들이 TV토론회에서 맞붙는다. 1달여 가량 남은 미국 대선이 초박빙의 접전 구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러닝메이트의 토론회 역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진 모습이다.

민주당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러닝메이트 J.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미국 CBS 주최로 90분간 TV토론회를 갖는다. 

앞선 2번의 대통령 후보 토론회와 같이 현장 관객은 없고 미리 작성한 노트 및 준비물 반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양 후보는 사회자의 질문에 2분의 답변 시간 및 1분의 반박 시간이 주어진다. 또한 사회자의 재량에 따라 1분의 추가 논의 시간이 주어질 수 있다. 다만 대통령 후보 토론회와는 달리 한 후보가 발언할 때에도 다른 후보의 마이크는 소거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토론회는 내달 5일(이하 현지시간) 있을 미국 대선을 1달가량 앞두고 정·부통령 후보 간 마지막 토론회가 될 전망이다. 지난 달 10일 대선 후보 간 토론회에서 판정승을 거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2차 토론회를 요구했으나 트럼프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러닝메이트 간 토론회는 대선 후보 간 토론회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대선 구도가 접전인 상황에서 이번에는 러닝메이트 간 토론회도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과거에는 전문가들은 부통령 후보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지 여부에 회의적이었으나 오는 11월 대선이 매우 접전인 상황에서 부통령 후보들의 작은 기여도조차 게임체인저(상황을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양 러닝메이트 후보 모두 미국의 '시골'로 평가받는 중서부 출신 백인 남성들인 것도 흥미를 더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양당의 대선 후보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미국 중서부 백인 남성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지명한 인물들이다.

올해 60세인 '동네 아재' 월즈 주지사는 중서부 12개 주 중 하나인 네브래스카 출신으로 군인 및 고교 교사 등을 거쳐 2007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정계에서 17년간 활동해 온 베테랑 정치인이다. 반면 올해 40세로 월즈 주지사보다 나이가 20살 어린 '흙수저' 밴스 하원의원은 역시 중서부 오하이오 출신으로 군인, 변호사, 벤처투자자를 거쳐 2022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토론 경력 상으로는 정계 경험이 많은 월즈 주지사가 유리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여론 조사 상에서도 월즈 주지사가 밴스 상원의원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달 28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공동으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서부 유권자들 중 월즈 주지사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각각 44%, 41%로 호감도가 높았던 반면 밴스 상원의원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각각 42%, 48%로 비호감도가 높았다. 이외 다른 조사 설문 조사 결과들에서도 일반적으로 월즈 주지사의 지지율이 밴스 상원의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밴스 상원의원이 과거 독신 여성들을 가리켜 '캣 레이디(cat lady, 자식을 낳지 않고 고양이나 키우는 여성)'이라고 비하 발언을 한 것 등이 재조명되는 등 각종 구설수에 오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그의 이같은 논란 발언들이 이번 토론회에서도 월즈 주지사의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선거 참모를 지낸 로비 무크는 이번 토론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밴스 상원의원이 러닝메이트로 선출된 이후 각종 논란이 제기됐던 가운데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지 여부라고 CBS에 말했다. 

반면 밴스 상원의원은 경제, 이민, 안보 등 공화당 측 공약의 지지율이 높은 분야를 중점으로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부통령 전문가인 조엔 골드스타인 세인트루이스대학 명예 교수는 최근 미국 매체 미네소타 퍼블릭 라디오에 출연해 대부분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대선 후보의 인식을 기반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도 부통령 후보는 대선 후보들의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부통령 후보들은 자신들의 홈 그라운드에서 변수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대선의 경우 경합주는 아니지만 미네소타와 오하이오주가 그 대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