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재판제도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최광률 초대 헌법재판관이 향년 90세를 일기로 28일 오후 별세했다.

최 전 재판관은 1934년 평남 대동군에서 출생한 뒤 1947년 월남한 실향민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1958년 10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뒤 공군 법무관, 대전지법 판사, 서울지법 판사를 역임했다.

1969년에는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했고 1987년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현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도 맡았다. 이어 헌재가 설립된 1988년부터 1994년까지 6년간 초대 헌법재판관을 맡아 헌법 재판제도의 정착과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법조계 안팎에서 받았다.

아울러 헌재 법규심의위원장으로서 지정재판부의 구성·운영에 관한 규칙, 사건의 접수·배당에 관한 내규 등 헌법재판에 필요한 규정을 제정하는 데 관여했다. 또한 헌법재판에 필요한 각종 보고서나 결정서 등 서식과 헌법재판 문례집도 만들었다.

은퇴 후 최 전 재판관은 지난 2016년 평생 모은 법률 관련 논문집과 공보·회보, 정기간행물, 총서·전집, 판례집 등 9190권을 헌재 도서관에 기증해 주변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3녀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발인은 내달 1일 오전 7시 천주교 가회동 성당이고, 장지는 경기도 가평읍 금대리 선산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