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증권사 부동산금융 양극화 확대"...종투사만 수익성 개선

2024-09-26 15:18
자기자본 1~4조원 대형증권사도 모니터링 강화 대상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이 '2024 크레딧 세미나'에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후 신용도 점검’이라는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6일 사진=최연재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증권업의 순이익은 4조원대를 시현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가운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회사의 수익성은 개선된 반면, 1조~4조원대 규모의 5개 대형 증권사는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26일 '2024 크레딧 세미나'에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후 신용도 점검’이라는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윤 수석연구원은 "대형사의 부동산 금융 수익은 50% 이상 증가했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대체로 수익이 감소했다"면서 "증권에서 부동산금융업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석에 따르면 종투사의 수탁수수료 수익과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총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9.9% 늘어나 비 종투사 대비 개선폭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비 종투사는 부동산 금융 수수료 수익이 급감하면서 총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윤 수석연구원은 "대형사의 IB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15.3% 감소했다"면서 "총 수수료 수익은 4.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5개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회복 수준은 기존 대비 8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증권사의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누적 기준 국내 증권업의 대손비용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종투사의 경우 2023년 말 채무보증건을 중심으로 대규모 충담금을 적립, 2024년 상반기에는 일부 환입이 나타나면서 대손비용 부담이 경감되고 실적 개선에도 도움을 줬다. 

반면, 대형사는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 대손비용이 더 늘어나면서 중소형사 대비 큰 폭의 수익성 저하가 나타났다. 
 
윤 수석연구원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PF 환경 저하가 나타나며 부동산금융 수수료 수익 감소, 부실 비용 증가 등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며 "정통 IB와 자산관리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종투사가 이미 우수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비 종투사의 경쟁적인 진출로 경쟁 강도도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신용 평가 모니터링 강화 대상 증권사로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중소형사는 물론 자기자본 1조~4조원대 규모인 대형 증권사도 꼽았다. BNK증권, iM증권,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5개사가 대상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이미 올 상반기 중소형사인 SK증권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현재 A)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면서 "과거 공격적이었던 부동산금융 확장 부메랑되어 돌아오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대형 증권사 5곳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