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내 사망' 조력사망 캡슐 첫 사용한 스위스…관련자 체포

2024-09-25 08:39

지난 7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공개된 조력사망 캡슐 '사르코'. [사진=AFP·연합뉴스]
캡슐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5분 이내에 사망하는 '조력사망 캡슐'이 스위스에서 처음 사용된 가운데 현지 수사당국이 관련자들을 자살 방조 혐의 등으로 체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영국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스위스 샤프하우젠주 경찰은 24일(현지시간) 조력사망 캡슐 기기인 '사르코'(Sarco)를 이용한 사람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자살 방조 및 선동 혐의로 사르코 판매·운영 관련자 여러 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사르코가 전날 오후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 오두막집에서 사용 승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가동됐다고 전했다. 사르코를 이용한 64세 미국 여성은 사망했고, 경찰은 즉시 출동해 사르코 사용 등에 관여한 이들의 신변을 확보했다.

현지 검찰은 검거된 이들을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르코 캡슐은 성인 한 명이 누울 정도의 크기로, 이용자가 들어가 캡슐을 닫고 버튼을 누르면 질소가 뿜어져 나온다. 산소량은 30초 내에 21%에서 0.5%로 급격히 떨어지고 질소의 양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는 저산소증으로 사망에 이른다.

사르코는 2019년 네덜란드 자살 지원 단체에서 개발해 지난 7월 스위스에서 공개됐다. 스위스가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공개 장소로 선정됐다.

당시 스위스 정부는 사르코 기기 사용에 대해 제품의 사용·판매가 현행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르코가 안전 관련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고 질소 사용을 규정한 화학물질 관련 법률에도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사르코의 스위스 도입을 추진한 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The last resort)는 스위스에서의 사르코 사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스위스는 1942년부터 조력사망을 법적으로 허용했다. 지난해에는 1200여명이 조력사망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