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연중최저' 16조원대 진입…개인투자자 이탈 가속
2024-09-23 15:00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16조원대로 줄어들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16조9927억원을 기록했다. 20조원을 넘겼던 7월과 비교하면 15% 이상 줄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받는 대출을 의미한다. 신용거래가 위축된 요인은 연이은 주가 폭락으로 인해 반대매매가 급증했고 증시 변동성까지 높아지자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수금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를 대신해 지급한 주식결제 대금 중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가리킨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유지비율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자는 추가로 담보를 납부해야 한다. 증권사와 위탁매매 계약을 체결한 투자자가 거래 발생 후 2거래일 내에 부족한 자금을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연이어 하락한 날이 많아 반대매매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며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수익률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 수요가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신용거래가 줄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빚투 수요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 종목이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추정치를 낮추고 있다. 외국인도 연일 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도체 업종 신용거래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매도 보고서로 SK하이닉스까지 (상승 중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디커플링(탈동조화)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모멘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