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총재선거 나흘 앞으로…'고이즈미 하락, 다카이치 상승' 이유는
2024-09-23 13:50
고이즈미 '선출 직후 중의원 해산'에 비판 이어져
'부부별성제' 반대하는 보수, 다카이치 지지
'부부별성제' 반대하는 보수, 다카이치 지지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3강’ 후보 중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상승세인 반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하락세를 그리며 2, 3위 역전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민영방송 니혼테레비는 지난 20∼21일 자민당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라고 밝힌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재 선거 설문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지지율 31%로 1위를 차지했다고 23일 밝혔다. 2위는 28%를 기록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었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4%로 3위 자리로 밀려났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21일 18세 이상 2044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26%가 이시바 전 간사장을 택했다. 다음으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응답률 17%로 2위였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4%로 3위에 그쳤다.
일본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권한이 있으며 이를 통해 조기 총선을 실시해 국정 운영의 전기를 마련해왔다. 단 현재 중의원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인데, 국민의 의견 청취나 야당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자민당의 사정만으로 조기 해산을 하겠다는 데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이번 선거의 쟁점 가운데 하나인 ‘선택적 부부 별성제’와 관련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년 이내에 부부 별성 제도를 법제화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 제도에 반대하는 보수층 반발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부부가 남편이나 부인 성(姓) 중 하나만 택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는데, 대부분 부인이 남편 성을 따른다. 선택적 부부 별성은 부부가 다른 성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자는 제도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소수이긴 하지만 성을 바꾸고 싶은 분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일본 경제계와 공명당, 입헌민주당 등에서도 찬성 목소리가 크지만 자민당 일부 지지층에서 ‘선택적 부부 별성은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붕괴로 이어지거나 자녀 양육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결선은 국회의원 368표, 지방도도부현 47표를 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국회의원 표 비중이 커진다. 아직 자민당 의원 45명 정도가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