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전 자회사, 인명사고 85%가 협력업체...한수원 '최다' 동서발전 '최고 비중'

2024-09-23 05:00
최근 5년간 534명 안전사고로 숨지거나 다쳐
한수원 333명 최다…올해 사고 절반 이상 발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5년간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 6개사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 피해자 10명 중 8명이 협력업체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상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한국수력원자력, 협력업체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동서발전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 '위험의 외주화'을 방치하다가는 경제적 손실과 기업 이미지 훼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수원과 동서발전·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사상자는 534명에 달했다. 사상자 가운데 협력사 직원은 453명으로 전체 중 84.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자가 가장 많은 곳은 한수원으로 노동자 333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협력사 직원 비중은 87.1%(290명)로 집계됐다. 

한수원에서는 2020년 54건, 2021년 105건, 2022년 83건, 2023년 61건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사상자가 나왔고 올 상반기에도 사상자 발생 사고가 28건 터졌다. 올 상반기 기준 6개 발전사의 누적 안전사고 47건 중 절반 이상이 한수원에서 발생한 셈이다.

사상자 발생 현황을 보면 한수원에 이어 남동발전이 55명이었고 중부발전(49명), 서부발전(40명), 남부발전(30명), 동서발전(27명) 등이 뒤를 이었다. 

동서발전은 사상자 27명 중 협력사 직원이 25명(92.6%)으로 사상자 대비 협력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남부발전 90.0%, 한수원 87.1%, 중부발전 79.6%, 남동발전 76.4%, 서부발전 75.0% 등 순이었다.

특히 동서발전은 2020년 4건, 2021년 4건, 2022년 5건, 2023년 6건, 올 상반기 7건 등 안전사고 발생 빈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관련 대응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송재봉 의원은 "국내 발전사는 '위험의 외주화'가 심각한 상태"라며 "본사와 협력사 구분 없이 모든 근로자가 안심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