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응급환자들, 광역응급의료상황실서도 병원 못 찾아

2024-09-14 12:58
지역별 '응급실 진료 불가' 서울·부산·경기·대구 순

의료진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심폐소생실에서 치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 장기화로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도 전원 병원을 찾지 못한 경우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이 14일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광역응급의료상황실 통한 전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광역응급상황실을 통해서도 끝내 전원 병원을 찾지 못한 경우가 475건(9%)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2건(4.2%)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은 중증인 응급환자의 신속한 병원 이상과 병원 간 전원을 위해 만들어진 컨트롤타워다. 지난 4월부터 정부는 4개 권역(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에서 광역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7월 말엔 인구가 많은 수도권과 경상권에 광역상황실을 추가로 개소했다. 
 
[표= 보건복지부,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아울러 지난 6일 기준 총 6만6122건의 '진료불가' 메시지가 종합상황판에 표출됐다. 지난해 7만5622건의 87.4%에 달하는 수준으로 연말까지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지난 6일까지 각 월별 응급실 진료제한 메시지 수를 보면,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 2월 6750건에서 7월 8952건, 8월 9607건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9월은 단 6일 만에 4217건에 달했다. 

응급실 진료제한 메시지는 통합응급의료정보 인트라넷에 응급의료기관이 응급실 메시지 또는 질환별 메시지를 등록할 경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다. 응급의료기관 사정으로 진료가 불가능할 경우이고, 구급대원은 응급환자 이송 시 참고한다. 

지역별 응급실 진료 제한 건수는 전체 6만6122건이었다. 이 중 서울은 1만1065건(16.7%), 부산 9835건(14.9%), 경기 8675건(13.1%), 대구 8104건(12.3%) 순으로 많았다. 

박 의원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응급실 문을 열어 두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한계상황인데, 정부가 더는 한가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