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 악마화하고 손가락질하는 소용돌이의 사법"…'작심 비판' 남기고 퇴임

2024-09-13 12:31
이원석 총장 퇴임식…2년 임기 마무리하고 15일 퇴임
"'정의' 기준으로 옳은 것 옳다, 그른 것 그르다고 해야"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인 이원석 총장이 2년 임기를 마무리 하면서 검찰을 향한 정치권의 거센 공세에 대해 작심 비판하고 구성원들에게 외압에 흔들리질 말 것을 당부했다. 

이 총장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해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며 "한쪽에서는 검찰 독재라 저주하고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 한쪽에서는 과잉수사라 욕을 퍼붓고, 한쪽에서는 부실 수사라 손가락질하는 소용돌이의 사법시대"라고 밝혔다.

이어 "정당한 수사와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 주장과 공격,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지 못할 검사탄핵의 남발, 검찰을 아예 폐지한다는 마구잡이 입법 시도까지 계속됐다"고 토로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는 "이후 검찰은 말 그대로 '병들어 누운 환자'였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총장은 "지난 정부는 범죄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할 형사사법기관인 검찰과 경찰의 역할과 기능을 쪼개고 나누고 분산해 서로 갈등하도록 만들었다"며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 그렇게 해서는 일이 되지 않고, 이는 시대정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검찰 구성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하나하나의 사건마다 '지구가 멸망해도 정의를 세운다'는 기준과 가치로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을 살펴 접근해야 하고 개인이나 조직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며 "검찰의 주된 존재 이유는 옳은 것을 옳다, 그른 것을 그르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자기 진영을 방어하는 데에만 매달리는 양극단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김오수 전 총장의 이른 퇴임으로 대검찰청 차장이던 2022년 5월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같은해 9월 제4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공식 임기는 15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