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탈환이냐...정비사업 왕좌 놓고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격돌

2024-09-14 06:00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 나란히 4조원 돌파
포스코이앤씨, 11개 사업·4조7191억 수주
'6연패' 노리는 현대건설 하반기 바짝 추격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왼쪽)·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송도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올해 도시정비사업 1위 자리를 놓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반기에만 6건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일찌감치 1위 자리를 꿰찼다. 최근 5년간 왕좌 자리를 지켜온 현대건설은 이달 초 부산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내며 본격적인 추격전에 나섰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 정비사업 수주액이 나란히 4조원을 돌파했다.

먼저 '4조원 클럽'에 가입한 건 지난해 현대건설에 밀려 정비사업 수주액 2위를 차지했던 포스코이앤씨다. 연초부터 1조원대 사업을 수주하며 경쟁사들을 제치고 앞서 나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1조3274억원 규모의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권을 따냈다.

2월에는 경기 고양시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원)과 군포시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원), 서울 송파구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 사업권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4월에는 1조927억원 규모의 서울 동작구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내며 수주 누적액 3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6월에 서울 영등포구 문래대원아파트 리모델링(1277억원), 7월에 서울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재개발(1537억원)과 서울 영등포구 문래현대2차 리모델링(1737억원), 8월에 서울 성북구 길음5구역 재개발(2848억원)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5544억원) 사업권을 확보하며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포스코이앤씨가 지금까지 수주한 올해 정비사업 건수는 11건, 총수주액 규모는 4조7191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이앤씨가 수주한 부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단지 투시도 [자료=포스코이앤씨]

최근 5년간 도시정비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건설은 역전을 노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9년 2조8322억원 △2020년 4조7383억원 △2021년 5조5499억원 △2022년 9조3395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정비사업 수주고 1위를 차지했다. 4조6122억원을 수주한 지난해에도 포스코이앤씨(4조5988억원)를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다만 올해는 다소 고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6782억원 규모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 사업권을 따내며 올해 첫 수주에 성공했다. 같은 달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 사업을 맡으며 수주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5월에는 인천 부평구 부개5구역 재개발(5140억원)과 대전 서구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7057억원), 6월에는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원) 사업권을 각각 확보했다.

3분기 들어 잠잠했던 현대건설은 지난 8일 대우건설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1조3086억 규모의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이 가운데 현대건설 계약금액은 주관사 지분 55%에 해당하는 7197억원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수주 건수는 6건으로 늘고, 누적 수주액은 4조257억원으로 2년 연속 4조원을 달성했다.

올해 남은 기간 포스코이앤씨는 굳히기에, 현대건설은 한판 뒤집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5차 재건축과 경기 안양시 종합운동장 일대 재개발 사업을 노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아파트와 성북구 미아9-2구역,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등 대형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 단지 투시도 [자료=현대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