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 과정 위법 사례 확인…약 16억 국고 손실 발생
2024-09-12 15:43
감사원, 관저 보수·경호청사 이전 공사 등에서 위법 적발
계약체결 전 공사 착수 원인…공사비 3억 이상 과다 지급
경호처 간부-방탄창호 브로커 유착…경호처에 파면 요구
시공업체 수의계약, 체결 법령상 위법 아닌 것으로 결론
계약체결 전 공사 착수 원인…공사비 3억 이상 과다 지급
경호처 간부-방탄창호 브로커 유착…경호처에 파면 요구
시공업체 수의계약, 체결 법령상 위법 아닌 것으로 결론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법령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통령경호처 사업 책임자와 브로커 간 유착 관계에 따라 약 16억원의 국고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논란이 불거졌던 시공업체 선정 수의계약 체결은 법령상 가능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됐다.
감사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 관련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 2022년 참여연대의 국민감사 청구로 감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우선 감사원은 계약 체결 전 착수된 관저 보수공사와 방탄창호 설치·경호청사 이전 공사에서 국가계약 및 건설공사 관련 법령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공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더라도 주요 국가시설 공사에 자격이 없는 업체가 참여하는 일 등이 없도록 공사 감독 등 업무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공사 착수 및 계약 체결 방식 관련 부분이 문제의 출발점이자 가장 큰 원인"이라며 "대통령실은 필요한 예산이 모두 확보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일단 공사에 착수한 다음 예산을 확보해 나가는 등 (과정이) 국가계약 법령상 절차와 다르게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비서실에 추후 유사 사업 추진 시 공사 참여 업체의 자격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또 집무실·관저 이전 사업을 총괄한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향후 공직 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하도록 인사혁신처에 인사 자료를 보내라고 비서실에 통보했다. 행안부에는 집무실 이전 공사와 관련해 업체에 과다하게 지급된 공사비를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A씨와 상당한 친분이 있었던 경호처 전 부장 B씨는 A씨가 단순 브로커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2022년 3월 방탄창호 설치공사의 실질적 사업관리자로 선정해 계약금액을 임의로 협의하고, 계약 부서와 협의하지 않은 채 A씨에게 방탄창호 제작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감사원은 경호처장에게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한 시공업체에 대해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고, B씨에 대해서는 파면으로 징계 처분하도록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관저가 보안시설이라는 점에서 법령상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며, 공사업을 등록한 업체를 대상으로 맺은 수의계약 자체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감사 결과를 통해 대통령실·관저 이전 관련 특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전 추진 과정에서 사업의 시급성·보안성 등으로 빚어진 절차상 미비점에 대해 점검 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