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ESS 시장 공략 본격화…美 시장 확대에 총력
2024-09-11 18:00
전기차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에너지 저장 장치(ESS) 분야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ESS 배터리 관세 부과 결정이 ESS 시장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의 다양성과 안전성을 한층 더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9일부터 12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신재생에너지 전시회 ‘RE+ 2024’에 참가했다. RE+는 태양광, ESS, 수소, 풍력,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재생에너지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다'는 주제로 전시회에 참가하여, 북미 시장 내 주요 고객들에게 최신 ESS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전시장 중앙에는 고용량 LFP 롱셀 'JF2 셀'이 적용된 컨테이너형 모듈 제품 '뉴 모듈라이즈드 솔루션'이 전시되었다. 이 제품은 3.4메가와트시(MWh)의 배터리 시스템과 1.7MWh 배터리 시스템을 연결하여 최대 5.1MWh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으며, 맞춤형 구성이 가능하다. 김형식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업부장(상무)은 “현지 생산 역량과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며, NCM과 LFP를 아우르는 배터리 제조에서 통합 솔루션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 ES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신규 설치된 ESS 용량은 4.2GW로,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 12GW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치다. 하반기에는 10.8GW의 ESS가 새로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며,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켄지와 미국 청정전력협회(ACP)는 2028년까지 총 62.2GW의 ESS가 신규 설치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하는 ESS 시장과 미국의 정책적 지원이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정부가 2026년부터 중국산 ESS 배터리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도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ESS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추어 우리의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RE+ 2024 전시회를 통해 최신 기술을 선보이고,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5MWh 규모 LFP ESS에 국내 최초로 북미 ESS 화재 안전 인증을 받은 열 확산 방지 솔루션을 적용했으며, 배터리 셀 간 온도 차이를 최소화하고 충·방전 효율을 높인 수냉식 화재 안전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하이니켈 양극재를 활용한 ESS 제품을 선보이며,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양극재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여 배터리 성능을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