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상 첫 '9월 폭염경보'…역대 9월 중 가장 더웠다

2024-09-10 19:34
2008년 폭염특보제 도입 이후 처음
전국 특보구역 91%가 '폭염특보'

서울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6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 건널목에서 시민들이 그늘막 아래 서 있다. 2024.06.17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에 처음으로 ‘9월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서울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후 서울에 '9월 폭염경보'가 발령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9월 폭염주의보 발령도 드문 일로, 서울에 사상 처음으로 9월 폭염주의보가 처음 내려진 해가 지난해다.

폭염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폭염특보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격상됐다. 현재 전국 183개 특보구역 중 91%인 167곳에 폭염특보(경보 69곳·주의보 98곳)가 내려진 상태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 일부, 경북 북동부, 한라산 등을 제외하면 전국이 폭염 속에 놓인 셈이다.

중국 상하이 쪽을 향하는 열대저압부와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불면서 백두대간 서쪽 늦더위를 부추기고 있다. 바람이 산을 넘으면서 한층 뜨거워지는 '푄 현상' 때문에 동풍이 불면 백두대간 서쪽이 덥다.

기상청 기후관측지점 97곳 중 절반이 넘는 52곳에서 이날 지역 기상관측 이래 '9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갈아치워졌다.

강원 정선은 기온이 37.1도까지 올랐고, 최고기온이 사람 체온 수준인 36도를 넘어선 지역도 충남 금산과 대전 등 12곳에 달했다. 서울은 최고기온이 33.9도로 9월 기온 중 관측 이래 다섯번째로 높았다. 기온 기록은 오후 4시가 기준으로 이후 기온이 오르면 바뀔 수 있다.

다만 이번 폭염이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11일 오후까지 매우 무덥다가, 11일 저녁부터 기온이 낮아지면서 폭염특보가 해제되거나 경보가 주의보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12일에는 열대저압부가 중국 내륙에서 북서진하는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이 제주 쪽까지 세력을 확장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주로 들어오는 지역이 중부지방으로 바뀌겠다.

이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산발적으로 비가 올 전망이다. 13일에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와 기존 따뜻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경기북부와 강원북부에 비가 오겠다. 비가 내리고 북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오면서 12~14일 늦더위 기세가 다소 누그러들 전망이다. 이후 15~16일 티베트고기압이 재차 세력을 확장해 한반도를 덮으면서 기온이 다시 상승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