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고꾸라지고 NPL비율은 뛰고···볕 들 날 없는 저축은행
2024-09-10 17:00
이달 신용등급 '부정적' 전망·평가 자진 취소
상위 10개사 중 절반 NPL 비율 10% 웃돌아
부실채권 정리 압박까지···하반기 업황 먹구름
상위 10개사 중 절반 NPL 비율 10% 웃돌아
부실채권 정리 압박까지···하반기 업황 먹구름
저축은행 업계에 보릿고개가 길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들이 연쇄적으로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는데 이달 재차 신용등급이 나빠지는 사례가 나타났다. 내년 하반기까지 업황 내 뚜렷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저축은행 위기설에 더욱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각각 KB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두 회사 모두 부정적인 진단 속에 전망을 '부정적'으로 잡거나 평가 공시를 취소했다. 상반기 말 저축은행들이 연쇄적으로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한신평은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KB저축은행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부여했다. 올해 상반기 흑자(149억원)를 기록했으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르고 비우호적인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이들 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신용등급 강등 릴레이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3대 신용평가사에 등급 공시된 저축은행은 전체 79곳 중 29곳인데 대부분 상위 업체를 포함하고 있어 업계에 미칠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자산 상위 10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 중 절반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10%를 웃돌았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6월 말 기준 20.43%를 기록해 1년 전(10.67%)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페퍼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7.33%에서 19.15%로 1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OSB저축은행(14.18%)과 웰컴저축은행(13.02%), OK저축은행(11.99%) 등도 마찬가지다. 이 중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웰컴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