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자율운항 선박' 패권 전쟁…K-조선 현주소는
2024-09-11 11:00
조선업계, 자율운항 선박 솔루션 개발 및 실증 '속도'
자율운항 선박 기술 선점을 위한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주요 조선사들도 해당 분야 기술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선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선점하고, 실증 및 상용화에 앞서는 기업이 향후 해운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중 자율운항 선박 개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HD현대중공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Avikus)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자율항해 시스템 레벨 2단계를 상용화했다.
아비커스가 지난 2020년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자율운항 보조시스템 ‘하이나스 내비게이션(HiNAS Navigation)’은 현재까지 총 440척 이상 수주, 110여척이 탑재됐다.
아비커스가 지난해 1분기 선보인 최신 자율운항 시스템 하이나스(HiNAS) 컨트롤은 현재까지 170여척 수주했고 10여척에 탑재됐다. 해당 시스템이 적용된 선박은 인공지능만으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스스로 속도제어와 충돌회피 등 각종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아비커스를 통해 완전 자율운항 선박 개발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하반기 대형 상선 대상으로 자율운항 시스템 해상 실증에 돌입하며 오는 2035년까지 완전 자율 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자율항해 체계 ‘삼성자율선박(SAS)’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조선 3사가 자율운항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향후 글로벌 해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자율운항 선박은 기후 변화 및 인력 사고 등으로 미래 해운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제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운항 선박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07조원에서 해마다 10.5% 상승해 오는 2030년에는 340조원대까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국내 조선사의 글로벌 자율운항 선박 시장 진출이 다소 더디고, 도입 및 상용화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도 최근 자율운항 선박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 인지 및 제어를 완벽하게 구현해 내는 자율운항 선박을 개발한 곳은 없다”며 “국내 자율운항 선박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정부도 아낌없는 행정⋅재정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