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잔업 줄이고 명장 육성 적극 지원"…포스코, MZ 끌어안기 안간힘

2024-09-04 18:30
낮은 연봉·복지·강압적 조직문화
신입 대거 H사 이직에 경계령

[사진=포스코]

포스코 사내에 ‘MZ세대 이직 경계령’이 떨어졌다. 그룹 미래 성장을 책임질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포스코 인사문화실 주임 이상의 직원에게 E1 직급의 신입 직원들이 동종업계로 대거 이직한 것에 대해 적극 대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

해당 공문에는 “직원들에게 최근 E1 신입의 이직이 잦은 것에 동요되지 말고 일하라고 교육해라” “H사는 2~3일이면 하는 단순업무만 이행해 보람과 성과도 없다” “이직하는 사람들은 조업보다 정비가 많고, 해당 업무는 본연 업무 이외의 잡다한 업무 및 돌발 업무가 많다” “포스코의 장점으로 명장이나 TL(테크니션 레벨) 등의 인재 육성제도가 잘 돼 있는 점을 알려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MZ세대 직원 이탈을 줄이기 위해 ‘정비 직원 QSS(Quick Six Sigma) 선발금지’와 ‘잡업무 과제 줄이기’ 등을 당부했다. QSS는 업무 속 낭비를 개선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포스코 특유의 기업 문화로, 포스코가 여기에 예외를 둘 정도로 신입 직원 이탈을 심각하게 여기는 지시로 풀이된다. 공문 말미엔 해당 내용이 ‘타 부서 및 후배 직원들에게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최근 포스코 이탈 직원들의 동종업계 재취업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그동안 신입 직원들의 이탈을 놓고 구두 지시 정도로 대응하던 포스코그룹이 인사실에 공문을 보내며 공식화한 것에 대해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취임 이후에도 이직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의식한 결과로 보여진다.

포스코 신입 직원 이탈은 재작년부터 이어졌다. 이들이 이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명하복의 강압적 직장 문화와 경쟁사 대비 낮은 연봉 및 복지 수준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제 개선보다 조직원으로서 사명감만 강요한 것이 신입 직원의 줄퇴사를 키웠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포스코는 철강업계 중 기업 규모가 가장 크지만, 연봉 수준은 동종 업계 대비 낮은 편에 속한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측은 “생산기술직군 이직과 관련해 현장의 우려에 대해 퇴직 현황과 회사 추진 개선 사항을 직책자 대상으로 안내메일을 보냈다”며 “직원들과 원만한 소통을 당부하는 참고자료”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