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11곳 거부당해"…2살 여아, 뇌 손상에 의식 불명

2024-09-03 08:48

[사진=KBS]
2살짜리 여자아이가 열과 경련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1시간가량 응급실로부터 진료 거부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일 KBS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오후 8시 40분쯤 두 살배기 A양은 열과 함께 경련 증상을 보였다. 이에 A양의 어머니는 바로 119에 전화했고 11분 만에 구급대원이 도착했다.

하지만 구급대원은 A양의 어머니에게 "지금 받아주는 병원이 없기에 어머님도 같이 병원에 전화를 돌리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로 10여분 동안 경기 서북권역 병원 6곳에 전화를 했지만 모두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고, 일단 급한 상황에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으나 역시 진료를 거절당했다.

A양의 어머니는 KBS에 "지금 아기가 너무 위급하다. 아기 좀 봐달라고 했는데 병원에서 '119랑 같이 있으면 괜찮은 거 아니냐'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매체에 따르면 앞서 연락한 11곳의 병원 중에는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도 있었으나 "소아과 의사는 있지만 소아신경과 담당의가 없다"면서 A양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A양은 1시간여가 지난 뒤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겨우 응급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약을 투여해 열성 경련은 멈췄지만 A양은 뇌 손상을 당해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근 병원 응급실마다 전화를 돌렸으나 계속 안 된다고 하다가 겨우 인천에서 받아주는 병원을 찾았는데,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현재는 서울 소재 다른 병원으로 옮겨 의식불명 상태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