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희 父 사망 전날 "딸 현수막 만들 돈이 없다"

2024-09-02 09:53

[사진=연합뉴스]
실종된 딸 송혜희씨를 찾아 25년간 현수막을 붙이며 전국 곳곳을 헤맸던 아버지 송길용씨가 사망 전날 까지도 딸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나주봉 '전국 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은 YTN24를 통해 "(송씨가) 얼마 전에 심장에 병이 생겨서 급성심근경색증 시술을 받고 퇴원했는데 트럭을 가지고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지난달 26일 교통사고로 운명했다.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1999년 송혜희씨가 실종되고 나서 송씨 부부는 생업을 포기한 채 전국을 누볐다"며 "(송혜희씨) 엄마는 먼저 작고했고 혼자 남은 아버지는 현수막과 전단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폐지와 폐품을 수거했다"고 덧붙였다.

나 회장은 "송씨가 사망하기 하루 전에 전화가 와서 현수막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걱정하는 이야기를 한 뒤로 연락이 없었다"며 "유족에게 부고 연락을 받은 현수막 업체 사장님이 내게 송씨의 사고 소식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또한 송씨는 생전 나 회장에게 '내가 먼저 죽으면 회장님이 우리 혜희를 꼭 찾아달라'는 부탁도 남겼다고 한다. 나 회장은 "2~3주에 한 번 식사를 하면서 농담처럼 그런 말씀을 자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한테 남기는 유언 같다"고 밝혔다.

한편, 송씨의 딸 송혜희씨는 1999년 2월 고등학교 3학년 진학을 앞두고 학교에 공부하러 간다고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