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中수출통제 강화 가능성…네덜란드 총리 "경제적 이익 고려"

2024-09-01 15:22
보수유지 계약에 연장 불허 가능성 나와…中반도체 산업 타격 불가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인 ASML의 중국 내 사업에 추가 제재를 가할 전망이다. 다만 ASML의 경제적 이익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ASML의 중국 수출 추가 제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재 논의 중이며 ASML의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도 매우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스호프 총리는 “ASML의 경제적 이익은 다른 위험과 비교해 검토해야 하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SML은 네덜란드에 매우 중요한 기업이고 혁신적인 산업”이라며 “어떤 상황에서 피해를 입어선 안 되며, 피해를 본다면 ASML의 글로벌 입지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호프 총리는 네덜란드가 ASML의 중국 칩 사업에 대한 추가 규제를 가할 것이라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네덜란드 정부가 올해 말 만료되는 중국 내 ASML의 특정 서비스 및 예비 부품 제공 라이선스를 갱신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부문 세계 1위 업체인 ASML은 장비 수출 시 유지보수 계약과 함께 판매되며, 이는 장비 가동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유지보수를 할 수 없게 되면 적어도 일부 장비는 내년부터 가동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조치가 반도체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키려는 중국의 노력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대만과 한국에 이어 ASML의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네덜란드 정부의 이런 결정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기술 이전을 제한하라는 미국의 압력 이후 나온 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맹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기준에서 미국과 걸맞지 않을 경우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하는 등 추가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압력을 가해왔다.
 
FDPR은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 등을 조금이라도 사용했으면 수출 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 규칙이다.
 
반도체 제조 장비에서 중요한 국가로는 미국 외에 한국, 네덜란드, 일본 등이 꼽히며 미국 정부는 FDPR 사용을 앞세워 동맹국들이 이에 동참하도록 해왔다.
 
로이터통신은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며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