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선두 전망…美수출규제가 생태계 발전 자극"

2024-09-01 14:58
미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 ITIF 보고서
중국과학원·칭화대, AI 선도연구소 1·2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미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이 AI 분야에서 중국의 도약을 막기 위해 국가 안보를 앞세워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이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은 26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AI에 대한 끊임없는 추진력과 전략적 투자로 미국을 따라잡거나 능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수출 통제를 통해 중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광범위한 노력은 제한된 성공을 거뒀다”며 “이런 조치들은 중국이 자국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금융환경이 AI 부문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민간 AI 투자가 중국을 압도하지만, 외국 투자가 중국의 생성 AI 부문으로 조금씩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벤처캐피털 부문은 최근 지푸AI에 4억달러(53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지원해 중국의 AI 역량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정부도 자금 격차를 메우기 위해 나서 자국 AI 기업에 국가 주도 자본과 재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보고서는 미국의 AI 관련 논문이 더 많은 인용과 민간 부문의 참여로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AI 연구 논문은 중국이 가장 많고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 AI 연구 논문은 중국 정부 소속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과 칭화대가 스탠퍼드대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논문 인용 순위에서는 알파벳과 버클리대가 1, 2위이고 중국과학원은 9위에 그쳤다.
 
중국은 AI 특허 보유건수에서도 미국을 앞질렀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은 총 11만5000개의 특허를 출원해 이 중 3만5000여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미국은 2만7000여개의 특허를 출원해 1만2000여개의 특허를 보유했다. 중국이 미국의 약 3배 수준이었다.

2023년 생성형 AI 관련 특허 보유 순위에서도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가 2000여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하는 등 중국 기업과 기관이 1∼4위를 휩쓸었다. 중국 기업과 기관은 특허 보유 상위 20위 가운데 13곳이 포함됐다. 반면 미국은 IBM과 알파벳이 각각 500개 안팎의 특허를 보유하며 5위와 8위에 그치는 등 상위 20곳 중에 4곳만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알파벳보다 한 단계 높은 7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칭화대를 중국의 주요 AI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꼽았다. 아울러 투지푸AI와 문샷AI, 미니맥스, 바이촨 등 AI 스타트업을 주목했다. 이어 알리바바의 큐원(Qwen) 1.5와 지푸AI의 챗GLM3 등의 AI 모델이 성능에서 미국의 일부 모델을 능가하는 등 중국의 거대언어모델(LLM)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미 의회와 백악관이 AI 개발 증가와 AI 도입 증가라는 2가지 목표를 다루는 포괄적인 국가 AI 전략을 수립하고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