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회담 두고 '의정 갈등' 엇박자…정기국회 앞두고 전열 정비

2024-08-29 16:52
한동훈·이재명, 내달 1일 국회서 회담…3+3 방식 진행
"국회서 해결할 문제 아냐" vs "주요 의제로 다룰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이 9월 1일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의정 갈등 문제가 국회에서 해결 못할 문제라 의제로 다루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반면 민주당은 대표 회담에서 반드시 다루겠다고 공언했다. 양당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회담 결렬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29일 오후 당 연찬회가 열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양당 대표의 회담은 일요일인 9월 1일 오후 2시 국회 본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이 배석하는 3+3 회담으로 진행된다"며 "구체적 의제는 추후 실무 협상에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의료 대란 등 의정 갈등 문제에 대해선 "국회에서 법을 통하거나 예산을 통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는 의제로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이 건에 대해선 정부와 의사협회의 대화 결과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대표 회담에서 의정 갈등 문제를 반드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비서실장은 같은 시간 당 워크숍이 열리는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합의가 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의료 대란과 관련해 반드시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 대란과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인한 의정 갈등은 주요 의제로 확실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비서실장과 이 비서실장은 양당 워크숍이 끝난 뒤인 30일 실무협의를 갖고 대표 회담 의제를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이때 의제 협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양당 회담이 불발될 수도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채상병 특검 문제, 의료 대란 수습 논의 과정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거부당하는 과정을 봤다. '만나서 어떤 의미가 있나'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 역시 "(한 대표가) 성과를 낼 생각이 없어 보이더라"고 언급했다.

한편 여야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각각 1박 2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초빙해 '민주당 탄핵 공세의 헌법적 문제점'을 주제로 한 특강을 열었다. 

장 교수는 "그간 방송통신위원장들이 두 차례 자진 사퇴하니 (민주당에서) '정부의 인재풀을 고갈시키겠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한다"며 "(여당 의원들이라면) '그게 탄핵의 본질에 맞는 것이냐'고 강하게 지적을 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을 초청해 '의료 개혁 관련 정부 보고'를 청취했다.

민주당은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빙해 '경제적 참견시점: 윤석열 정부 2년 반 경제평가'라는 주제의 특강을 들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비공개로 치러진 특강 이후 "우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매우 우려했는데, 우리 당이 잘 한다는 차원이라기 보다는 정부 정책이 엉망진창이라고 표현했다"며 "그래서 특강에서 '정권 교체가 민생'이라는 다소 정치적으로 보이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올해 정기국회 대응 방안과 입법 과제, 예산안 심사 방향을 논의하며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