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엔비디아 모멘텀 둔화에 '털썩'

2024-08-29 16:01
HBM 관련 주 줄줄이 -6~-11% 하락

엔비디아의 젠센 황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개발자 콘포런스에서 신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엔비디아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며 국내 반도체 종목들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8만원 선까지 회복했던 삼성전자는 7만원 초반, SK하이닉스는 14거래일 만에 17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대표종목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400원(3.14%) 내린 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9600원(5.35%) 하락한 16만9700원에 장을 종료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장비 공급사이자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한미반도체는 1만1600원(9.45%) 줄어든 11만120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HBM 관련 종목인 테크윙(-8.99%), 피에스케이홀딩스(-11.96%), 에스티아이(-10.06%), 디아이 (-8.83%), 미래반도체(-6.08%)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매출액 300억4000만 달러(약 40조1785억원), 주당 순이익 0.68달러(약 909원)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분기 매출이 300억 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69달러(약 3586원, 2.10%) 하락한 125.61달러(약 16만7426원)을 기록했다. 시간외거래로는 6% 안팎으로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에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건 과도한 시장 기대치와 신제품 블랙웰 생산 지연설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등 모멘텀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어닝 콜에서 “블랙웰 샘플이 파트너와 고객에게 배송되고 있고 AI용 스펙트럼-X 이더넷과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는 상당한 규모의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라며 “엔비디아가 풀 스택 및 데이터센터 규모의 플랫폼임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체 스택과 에코시스템에 걸쳐, 우리는 프론티어 AI모델 개발사부터 소비자 인터넷 서비스 회사, 기업고객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블랙웰이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마지막 분기(10~12월)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믹스 마진 우려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해주지 못한 부분이 주가 조정에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엔비디아 GP 마진은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됐는데 이번 실적발표에서 처음으로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식화 되지 않았지만 9월 4일부터 6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세미콘 타이완 행사에 젠슨황이 참가해 기술설명을 진행한다면 시장의 가장 큰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