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옥석가리기' 완료…부실사업장 9.7% 구조조정行

2024-08-29 15:16
全 PF 익스포저 216.5조 중 21조 유의·부실우려
금감원 9월말부터 사후관리 이행실적 점검 예정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금융당국이 사업장 가운데 10%를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으로 분류했다. 정부는 이들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정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유도할 방침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총 PF 익스포저 216조5000억원 가운데 유의 사업장의 익스포저는 7조4000억원, 부실우려는 1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업장의 익스포저는 총 21조원 수준으로, 전체 PF 익스포저 중 9.7% 해당하는 수치다.

금융업권별로는 상호금융 등이 9조9000억원, 저축은행이 4조5000억원으로 2금융권이 전체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 가운데 70%를 차지했다.

당국이 새롭게 마련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에서는 사업장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등급으로 분류한다. 양호·보통 등급 사업장은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관리 가능하지만 유의 등급은 재구조화·자율매각을 해야 하고 부실우려 등급은 상각·경공매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리해야 한다. 9월 중순부터는 실질적인 경공매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1차 사업성 평가가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회사는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에도 증자 등을 통해 자본비율이 3월 말 대비 상승했다. 금융회사의 재구조화·정리계획이 원활히 이행된다면 하반기에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의 유의·부실우려 여신 대부분이 브리지론·토담대(16조9000억원)이며, 공사가 진행 중인 본PF(4조1000억원) 규모는 크지 않았다.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참여 중인 시행사 역시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이고 이번 사업성 평가 이전에 이미 부실화된 곳이 많아 시스템 리스크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번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은 금융회사가 9월 6일까지 재구조화·정리계획을 확정하고, 금감원은 9월 말부터 사후관리 이행실적을 매월 점검할 계획이다. 정상(양호·보통)으로 평가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만기연장 등 자금 공급을 차질 없이 지원해 해당 PF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도할 방침이다.

1차 평가 대상 외에 전체 사업장에 대해서는 11월까지 2차 사업성 평가를 실시한다. 이번 평가가 부실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연체, 연체 유예, 만기 연장 3회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큼 2차 평가에서는 추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번 사업성 평가로 정상 사업장과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이루어짐에 따라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 원활히 재구조화·정리되면 금융회사 건전성이 개선되고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선순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금융회사의 재구조화·정리계획 이행을 적극 유도하고 개선된 사업성 평가 체계가 금융권에 안착되도록 하는 한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해 PF 시장이 연착륙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