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노조 리스크] ③캐즘 극복에 신차 출시까지 갈 길 먼데...차 업계도 파업 진통
2024-08-30 00:07
한국GM 두 달째 부분파업 지속
금호타이어는 6년 만에 총파업
금호타이어는 6년 만에 총파업
올 하반기 신차 출시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한 자동차 업계에 노사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통 분담 수용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노조와 내수 침체에 따른 판매 고전을 호소하는 사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부딪치면서 국내 5대 완성차 기업 중 현대차를 제외한 4곳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임단협 결렬로 약 하루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가 전환점을 맞는 중요한 시기에 파업이 확대되면 수출 타격은 물론 부품 협력사들의 유동성 위기로도 번질 수 있어 산업 전반에 치명타가 우려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에 돌입해 약 두 달째 부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의 파업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약 3만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고, 수출물량도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한 피해액을 단순 계산하면 약 9000억원으로, 하루 피해액만 1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 차질은 해당 업체는 물론 부품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GM한국사업장의 중소 협력사들은 생산 감소로 인한 부품 공급 차질과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KGM 노조도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 및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KGM은 지난해 16년 만에 흑자전환한 뒤 올해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액티언 출시로 공장을 풀로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르노코리아 역시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영업이익이 급감해 여력이 없는 상태다.
타이어 업계에선 금호타이어 노조가 6년 만에 총파업에 나선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임단협 교섭에 돌입해 최근까지 15차례나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지난 28일 광주, 곡성, 평택 등 3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성과급·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달 3일부터 총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완성차, 부품업계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늘어나면 자동차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1% 줄어든 54억 달러(약 7조2100억원)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감소로 인한 생산 차질이 주요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완성차 수출이 지연되면 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부품업계의 동반 부실로 이어진다"면서 "국가 경제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