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상황 따라 적과 접촉"...'경계심' 여전

2024-08-28 18:05
하메네이, 신임 대통령에게 '외교' 관련 조언

27일(현지시간)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신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7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에게 '적과의 관계'에 있어 때론 접촉할 가능성을 내비쳐 눈길을 끌고 있다. 서방 매체는 핵협상 재개 신호로 해석했지만, 실제 발언 내용 중에는 서방과 관계를 개선함에 있어 여전히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는 평도 나온다.

이날 공식 사이트에 공개한 발언 전문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과 내각에게 "상황에 따라 같은 적과 상호 접촉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고 그 접촉이 해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희망을 적에게 걸고 신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물을 만날 때 되돌아가는 사람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태도"라며 극복하거나 돌아갈 방법을 찾으라고 충고했다. 

이를 두고 NYT는 "이란이 미국과 핵협상에 나설 것임을 내비친 것"이라고 고무적 평가를 내놨다. AP통신은 "최고지도자가 이란 핵프로그램을 두고 미국과 협상에 문을 열어뒀다"며 "그의 발언이 이란이 2015년 핵협정을 맺었을 당시와 유사하다"고 짚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전문가 메르자드 보루제르디는 이 발언이 미국과의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대화에 대한 청신호를 뜻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몇 년간 그의 공개 발언은 다소 일관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란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며 양국의 갈등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