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 "유상증자 포함한 자금조달 검토"...주주들 "우리가 금양 지갑?"

2024-08-28 16:54
이차전지 사업 등 각종 호재 띄워놓고 주가 오르자 임원들 지분 팔아 돈 챙기고
상반기 손실 318억원인데...3년간 영업이익 증가율 40%라고 공시
결국 돈 떨어지자 주주들 대상으로 유증 검토

[사진=금양]
금양이 사업 진행을 위해 유상증자를 비롯한 자금조달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이차전지 활황기에 주가가 22배 가까이 오르자 회사는 보유 중인 자사주를 대거 처분하고 임원도 주가 급락 직전 대규모 매도를 통해 6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챙겼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8000억 유상증자 추진 관련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냈다. 금양 측은 유상증자를 포함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관련 자금조달 방안이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 매체에서 금양이 8000억원 규모의 기존 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결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금양은 유상증자를 통해 영업손실로 악화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이차전지 관련 시설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금양은 올해 반기 기준 영업손실 181억원, 당기순손실 55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 자산은 31억원에 불과한 반면 유동부채는 7924억원으로 반년 사이 3819억원 증가하면서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금양은 지난해 몽골 광산 개발 회사를 6000만 달러(약 795억원) 주고 사들여 이차전지 핵심 원료를 자체 조달하겠다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관련 사업 매출이 전무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금양이 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몽골에서 개발 중인 광산(MONLAA LLC) 사업의 매출이 0원, 당기순손실은 318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금양은 광산 개발로 3년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40%에 달한다는 경영 성과 예상치를 공시했다. 금양이 밝힌 수치는 △2024년 매출 4024억400만원, 영업이익 1609억7600만원 △2025년 매출 4680억6200만원, 영업이익 1872억2500만원 △2026년 매출 4680억6200만원, 영업이익 1872억2500만원이었다.

지난 2022년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나섰다. 다음 해 주가는 22배 가까이 급등해 15만원대까지 상승했다. 당시 금양은 보유 중인 자사주 200만주를 두 차례에 걸쳐 처분해 막대한 자금을 회수했다. 금양 재직 임원 역시 상여금 명목으로 취득한 주식 8만주 중 절반을 주가 급락 직전 매도해 6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챙긴 바 있다. 

불과 1년 만에 주가는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한 자본 조달 검토 사실을 알린 것이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금양 지갑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이날 금양 주가는 11.87% 급락한 4만75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