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부당대출' 긴급회의…임종룡 "조사·수사 결과 겸허히 따를 것", M&A 변수 촉각
2024-08-28 14:50
지주·은행 임원 참석해 긴급회의…동양·ABL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 변수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강력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지 사흘 만이다. 종합금융그룹으로서 10년 만에 보험업 진출을 앞둔 가운데 이번 부당대출 건이 동양·ABL생명 인수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본점에서 임 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임원이 참석했다.
임 회장은 이날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로 국민과 고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전날부터 우리은행 본점 여신감리부서 등 사무실 8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현재 검찰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내준 전체 대출 616억원 중 350억원이 부당하게 지급됐다고 보고 있다.
긴급 임원회의 전 열린 이사회에서 의결된 동양·ABL생명 인수 안건 관련해서도 이번 부당대출이 최대 변수가 됐다. 이날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최종 인수가 완료되면 우리금융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 매각 이후 10년 만에 보험업에 진출하게 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강력한 제재를 시사한 지 사흘 만에 임 회장이 공식 입장을 낸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25일 “법상 할 수 있는 권한에서 최대한 가동해 검사와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보고를 제때 안 한 거는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론 경영진의 조기 퇴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이보다 앞서 불명예 퇴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임 회장의 경우 2026년 3월까지로 임기가 남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향후 거취가 불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