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딥페이크' 공범 징역 5년..."입에 담기 어려운 역겨운 내용"
2024-08-28 11:42
법원,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박씨에게 징역 5년 선고
재판부 "피해자가 느낄 성적 굴욕감 헤아릴 수 없어"
재판부 "피해자가 느낄 성적 굴욕감 헤아릴 수 없어"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유랑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허위 영상물 내용은 일반인 입장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역겨운 내용"이라며 "익명성과 편의성을 악용해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 채 스트레스 풀이용으로 도구화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는 현대인의 일상적 행위가 범죄 행위의 대상으로 조작되기에 피해자가 느낄 성적 굴욕감을 헤아릴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공소제기 이후 피해자 5명과 합의했고 6명에게 형사공탁을 했지만 인적 사항이 밝혀지지 않은 성명 불상인 피해자가 존재한다"며 "학업·진로·연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하지만 영상물 개수, 피해자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꾸짖었다.
유죄를 선고받은 박씨는 2020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허위 영상물 400여 개를 제작하고 1700여 개를 유포한 혐의로 지난 5월 검찰에 기소됐다.
당초 박씨는 서울대 졸업생으로 알려졌으나 검찰 수사 결과 서울대 졸업생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그는 서울대 출신인 박모씨에게 온라인 메신저로 연락해 함께 여성 수십 명을 대상으로 음란물을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최후 진술에서 "고통받은 피해자들에게 사죄드리고, 현재 합의를 진행 중"이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형량을 감형받기 위해 총 9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은 서울대 출신인 박씨와 강모씨 등이 텔레그램으로 대학 동문 등 여성 수십 명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제작·유포한 사건으로, 'N번방 사건'과 유사성 때문에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이들은 다른 서울대 졸업생 한모씨 등 총 4명이며 모두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한 언론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보도 당시 피해자는 최소 12명이고, 피의자·피해자가 전부 서울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며 사회에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