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상반기 급여 2억… IB 업황 부진에 인력 효율화

2024-08-28 06:00
국내 5대 증권 평균 9197만원
도이치 2억·아이엠 1890만원
임원은 4억원대… 작년의 2배

[그래픽=임이슬 기자]

상반기 국내외 증권사 임직원 평균 급여 차이가 최대 1억원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으로 어림잡아도 외국계 증권사 근무 시 2배 가까운 임금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증권사들이 핵심 인력을 해외 증권사로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도이치증권은 올 상반기 임직원 급여가 1인당 평균 2억701만원을 기록해 국내외 증권사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골드만삭스 1억7438만원, 모건스탠리 1억7309만원, UBS증권 1억6453만원, 나틱시스증권 1억5381만원 등으로 상위 10개사에서는 메리츠증권(1억2897만원)을 제외하면 모두 외국계 증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국계 증권사들의 상반기 전체 급여는 전년 동기 대비 14.1%, 1인당 평균 급여는 11.5%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순이익 기준 5대 증권사(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는 9197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1% 정도 늘었지만 외국계 증권사에 크게 못 미친다. 36개 국내 증권사로 넓혀보면 1인당 평균 급여는 6438만원으로 외국계 증권사 대비 절반도 안 된다. 

평균 급여를 가장 많이 주는 도이치증권과 가장 적은 아이엠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의 1인당 평균 급여 차이는 1억8812만원에 달한다. 아이엠증권의 올 상반기 평균 급여는 189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20만원)보다 70% 이상 줄어들었다.

임직원 평균 연봉으로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만 임원 급여만 따지면 국내 증권사가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는 임직원 평균 연봉과 임원 평균 연봉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국내 증권사는 2배에 달했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임원 1인당 평균 급여가 4억527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2억2000만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어 한국SG증권(2억9899만원), 메리츠증권(2억9163만원), 맥쿼리증권(2억7508만원), 삼성증권(2억7015만원), CLSA코리아증권(2억5759만원), 상상인증권(2억5073만원), 유진투자증권(2억4605만원), 토스증권(2억1915만원), 교보증권(2억1841만원) 등 임원 급여 상위 10개사 중 절반 이상이 국내 증권사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 직원 평균 연봉이 큰 차이를 보이며 핵심 인력들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다만, 외국계 증권사 평균 연봉이 높아진 배경에 대규모 인력 감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IB 업황이 불황에 빠지면서 수익성이 저조해지자 인력을 감축 중이다. 올 1분기 23개 외국계 증권사 임직원 수는 1364명으로 전년 동기(1400명) 대비 3%가량 줄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지점 임직원이 94명에서 53명으로 44% 줄었고, 골드만삭스도 101명에서 91명으로 10% 감축했다. 이 밖에 모건스탠리,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도 3~6% 정도 인력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