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정 지출 효율성 높여야…복지·경제 등 분야에 예산 집중"

2024-08-27 11:42
대통령실서 국무회의 주재…"건전 재정은 정부 대원칙"
"소상공인 새출발기금 30조원에서 40조원 이상 확대"
"R&D 재정 투자 내년 29조7000억원…3조2000억원↑"
"보건의료 분야 향후 5년간 총 20조원 이상 투자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건전 재정과 협업의 기반 위에 맞춤형 약자 복지의 확충, 경제 활력의 확산, 미래를 대비하는 경제 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와 글로벌 중추 외교 등 4대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2025년도 예산안에도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위한 정부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담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는 5년 동안 400조원 이상의 국가채무를 늘렸다"며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2017년까지 69년간 누적 국가채무가 660조 원이었는데, 지난 정부 단 5년 만에 1076조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한다.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건전 재정은 우리 정부가 세 번의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켜 온 재정의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정 사업 전반의 타당성과 효과를 재검증해 총 24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정부는 민생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부처 간, 부서 간 칸막이를 계속 허물어 왔다"며 "내년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 여러 부처가 경계를 넘어 함께 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협업 예산을 확대했다"고 부연했다. 

우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취약계층 복지와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모든 복지 사업의 주춧돌이 되는 내년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42% 올렸다"며 "생계급여는 역대 최대인 연평균 8.3%로 대폭 인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양육비 국가 선(先)지급제'를 도입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110만개의 어르신 일자리를 공급하는 등 한부모 가정과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책자금 상환 기간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하고, 영세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연간 30만원의 배달비를 지원해 경영 비용을 덜어드릴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에 쓰이는 새출발기금을 30조원에서 40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원활한 재기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경제 활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AI, 바이오, 양자 등 3대 미래 게임 체인저와 전략 기술을 중심으로 R&D 재정 투자를 올해 26조5000억원에서 내년 29조7000억원으로 3조2000억원을 늘리겠다"며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저리 대출 4조3000억원을 제공하고, 도로와 용수 등 관련 기반 시설을 적기에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원전 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소형원자로(SMR) 기술 개발, 투자 등에 힘쓰겠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원전 생태계의 복원과 도약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저출생, 지역 간 의료 격차 등 구조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 지출도 예산안에 담았다. 

윤 대통령은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육아 시간이 확보되도록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로 확대하고, 육아휴직 급여도 대폭 인상하겠다"며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요건을 2억5000만원으로 상향해 신혼부부와 출산 부부의 주거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8000억원 수준인 재정 지원을 내년에 2조원으로 대폭 확대해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의료 인력의 확충, 필수진료의 제공, 지역의료의 육성,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필수의료 R&D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차질 없이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5년간 재정투자 10조원을 포함해 총 20조원 이상을 투자해서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 사시는 국민이라도 공정한 접근성을 가지는 지역 필수의료 체계를 반드시 구축하겠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군 장병의 처우를 적극 개선해 군 복무가 자긍심이 되도록 하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에 합당한 예우를 하기 위해 내년 병장 기준 병 봉급을 205만원으로 높이고, 위관급 장교와 부사관의 봉급도 인상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외교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글로벌 중추 외교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아프리카,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전략적 중요성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호와 지원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며 "초기 정착지원금을 50% 인상하고, 탈북민 자녀들의 교육과 취업 등 자립 기반을 든든히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