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직원들 고민, AI가 면담한다…日외식 기업의 실험
2024-08-27 16:46
마루가메제면, 설문조사 대신 AI로 직원 인터뷰
일본 유명 우동 전문 체인 '마루가메제면'이 인공지능(AI)을 통해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면담하는 활동을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기술의 힘을 빌려 3만명의 전 직원들과 접촉을 늘려 기업 전체의 근무 의욕을 높이는 게 목표다.
도쿄 도내에 있는 마루가메제면 매장에서는 올해 봄, 점장과 아르바이트생 등 모든 직원들이 이틀에 걸쳐 본사에서 가져온 컴퓨터와 마주했다.
컴퓨터 화면에서는 불꽃을 형상화한 캐릭터 '보보마루 군'이 등장해 채팅 형식으로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상품은 무엇인가",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등 근무와 관련된 질문부터 사적인 취미까지 다양했다.
일반적인 웹 설문조사는 단조로운 대화로 끝나기 쉬워 답변하는 데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반면 보보마루 군과 같은 귀여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친근한 말투로 말을 걸어 직원들의 속마음에 다가가도록 했다.
AI와 면담에 응한 한 여직원은 "본사에서 이렇게까지 직원들을 신경 써주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마루가메제면을 운영하는 트리돌홀딩스(HD)는 직원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후 800여개 매장과 본사에서 근무하는 약 3만여명의 직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를 통한 인터뷰 결과는 개인별 보고서로 만들어 활용한다.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얼마나 높은지, 성장을 체감하고 있는지 등을 점포나 부서 단위로 수치화해 보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트리돌HD는 AI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근무 동기를 재인식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도에서 직원들로부터 "업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외식업계는 인력난과 구인난의 영향을 받기 쉬워 직원들의 정착은 외식 기업들의 공통된 과제다. 인구감소의 여파로 2040년 일본에서는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은 기존의 근로자가 더 많이 일하도록 만들거나 사람을 쓰지 않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외식업계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은 최근 방일 관광객 증가 등으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