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조원대 현대 조지아 전기차공장 환경허가 재검토"

2024-08-27 07:45
공업용수 사용 관련 환경단체 민원 받아들여...10월 가동 목표에 차질 가능성
공병단 "작업 중단 시킨 건 아니야" 조지아주 "지연시킬 가능성 낮아"
현대차 "지역 사회 수자원에 부정적 영향 없도록 당국과 협력"

조지아주에서 공사 중인 현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전경 [사진=조지아 주지사실]


미국 연방 정부 당국이 76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미 육군 공병단(이하 공병단)은 현대의 전기차 공장이 지역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을 규제 당국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환경보호 운동가들의 민원이 접수되자, 해당 공장 환경 허가에 대한 재평가를 하는 데 동의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10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1170 헥타르(ha) 부지에 8000명 고용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 착수했고, 올해 10월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환경 평가를 다시 받을 경우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병단의 지난 23일자 서한에 따르면 2022년 해당 공장의 허가를 신청한 조지아주와 지역 경제개발 기구들은 현대차가 주민들의 식수원인 지하 대수층에서 하루 최대 660만 갤런(2500만 리터)의 물을 끌어 다 쓰길 원한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조지아주 환경 당국이 현대차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4개의 새로운 우물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검토하면서 현대차 공장의 공업용수 수요가 구체적으로 알려지게 됐고, 결국 공병단은 현대차 공장의 물 사용과 관련한 영향이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기존 판단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공병단은 현대차 공장 건설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지 않을 경우 고소하겠다고 지난 6월 통지한 지역 환경단체에도 비슷한 취지의 서한을 보냈다.

지역 환경 단체 '리버키퍼'의 법률 담당인 벤 키르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에 대한 공업용수 지원을 위해) 한 지역에 펌프를 집중적으로 설치하면 가정용 및 농업용 우물들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지역의 천연적인 샘과 습지, 개울과 지류에 (공장의 대규모 공업용수 사용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것이 큰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병단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AP에 "현재 허가는 유효하며 허가자에게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며 추가 검토에 며칠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환경보호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이 최종 허가를 뒤집을지 여부에 대해 "영향을 미치거나 지연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HMGMA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병단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응답했다. 현대차는 성명에서 "현대는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고, 당사의 운영이 지역 사회의 수자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련 당국과 끊임없이 협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공장 프로젝트로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고, 조지아주는 대규모 사업 유치로 지역 경제 성장과 고용에 힘을 받는 '윈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HMGMA가 완공되면 아이오닉7을 포함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 전기차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고, 50만대까지 증설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 측 설명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팔아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