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인하 신호에…아시아 통화 강세

2024-08-26 14:47
일 엔화, 3주 만에 최고치 기록
싱가포르 달러, 10년 만에 강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신호를 강하게 내비친 가운데 아시아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는 외환시장에서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싱가포르 달러도 10년 만에 가장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6일 아시아장에서 일본 엔 환율은 장중 한 때 0.7%가량 하락하며 143.45엔까지 떨어졌다. 이달 초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및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속에 달러 당 141엔대까지 하락했던 5일 이래 3주일 만에 최고치다. 엔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날 중국은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219위안 내린 7.113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전 거래일 대비 0.31%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결과로, 지난 주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분명하게 제시한 영향에 달러화 약세 및 기타 통화 강세 흐름이 펼쳐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서 “정책을 조정해야 할 때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이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주말 미국 장기금리가 떨어졌고, 이날 달러화 지수도 0.82%나 급락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고 쿤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미국은 연착륙으로 향하고 있고 아시아 수출은 양호하다"며 "이번 연준의 완화 사이클 동안에 아시아 통화들이 강력한 랠리와 반등을 선보일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아시아 통화 중 싱가포르 달러 환율은 2014년 11월 이후 약 10년 만에 달러 당 1.3싱가포르 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싱가포르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싱가포르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싱가포르 달러는 올해 약 1.5% 상승해 아시아에서 말레이시아 링깃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