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생숙, 오피스텔 전환되지만… 10만가구 '생숙 대란'은 현재 진행형
2024-08-21 17:46
건축기준 달라 준공된 생숙 대부분 용도변경 어려울 수도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마곡 도시개발사업 특별계획구역Ⅱ(CP2) 관련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전날 심의를 통과했다. 용지 내 오피스텔을 허용하는 용도계획과 이에 따른 주차장 확보 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곡지구 내 주거 여건이 변하며 오피스텔 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에 876실 규모로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21년 8월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최고 16억1000만원, 평균 경쟁률은 657대 1에 달했다.
그러나 2021년 10월부터 국토부가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주택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주거 목적으로 분양받은 이들이 많지만 숙박용이 아닌 주거용으로 쓰려면 올해 말까지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용도전환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시가표준액 대비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매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레지던스연합회에 따르면 생숙 50개 단지에서 분양자 3000여 명이 시행사와 시공사 등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수치는 연합회에 소속된 회원 기준이며 개별 소송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국레지던스연합회 관계자는 "결국 지자체와 단지마다 용도변경에 대한 입장이 다른 만큼 국토부에서 용도전환을 지원해주거나 특례기간을 연장해주는 등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생숙을 주거용 시설로 유연하게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생숙을 실거주자에 한해 주거용으로 운영하는 대신 10년 전매제한 등 조건을 붙이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준공됐거나 준공을 앞둔 생숙은 주택 공급에 단기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생숙이 숙박시설로 구분된 만큼 주거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법 원칙과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생숙 용도 전환을 위한 정책적 지원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생숙 관련 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