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로드] 엠폭스 공포 '비상'···진화하는 바이러스 대응 방안은
2024-08-21 17:30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유행주의보가 유럽을 거쳐 아시아에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2022년 5월 엠폭스 2형이 국제적으로 확산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이후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PHEIC는 지난해 5월 해제됐으나, 같은 해 9월부터 민주콩고를 중심으로 새로운 변종인 1b형의 엠폭스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CDC는 지난 13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WHO는 지난 14일 엠폭스에 대한 PHEIC를 해제 1년 3개월 만에 다시 선언했다.
문제는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파키스탄에서도 첫 감염자가 보고됐고, 18일에는 국외 여행 기록이 없는 33세 필리핀 남성이 엠폭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 세계가 다시 감염 공포에 휩싸였다.
감염병 공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엠폭스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WHO 유럽 지역국장인 한스 클루게 박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엠폭스와 관련해 이미 비차별적인 공중보건 조치와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통해 변종 여부와 관계없이 통제 방법을 의료계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클루게 박사는 엠폭스의 일반인에 대한 위험도는 낮다면서 새로운 변종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함께 맞서 싸울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년 전에도 남성 동성애자와 그 지역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유럽에서 엠폭스의 유행 확산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엠폭스로 인해 WHO가 유럽지역에 봉쇄령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엠폭스는 또 다른 코로나19가 아니라는 게 클루게 박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 2022년 엠폭스가 얼마나 빨리 국제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지역과 국가들이 함께 대응하면 엠폭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엠폭스’ 8개월 만에 검역감염병 재지정
WHO가 14일 엠폭스 PHEIC를 선포함에 따라 한국 정부 역시 엠폭스를 검역감염병으로 재지정하고 검역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은 21일자로 엠폭스를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콩고민주공화국 등 8개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 엠폭스가 검역감염병으로 다시 지정된 것은 약 8개월 만이다.
질병청은 엠폭스가 비풍토국까지 확산하던 2022년 6월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했고 지난해 12월 국내외 환자 수가 전반적인 감소세를 유지하자 지정을 해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르완다, 부룬디, 우간다, 에티오피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케냐, 콩고, 콩고민주공화국 등 8개국 방문 후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등 전신 증상 및 발진이 있는 입국자는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강화된 검역조치도 시행한다. 인천공항 내 에티오피아 직항편 게이트에 역학조사관·공중보건의사 등을 배치해 신속 대응하고, 유럽·중동 등 주요 경유지 항공기 오수 감시를 통해 엠폭스 유입에 대한 보완적 감시를 수행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엠폭스를 예방하려면 엠폭스 발생 국가 방문 시 모르는 사람이나 다수의 상대와 밀접 접촉(피부, 성)을 피하고, 설치류(쥐, 다람쥐)와 영장류(원숭이, 유인원) 등의 야생 동물을 접촉하거나 섭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아울러 오염된 손으로 점막 부위를 만지지 말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엠폭스 변이 발생국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국 시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입국 후 일상생활 중 의심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의료기관 내원 시에는 반드시 해외 여행력을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