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어 오바마가 나섰다...美 민주당 '해리스로 대동단결'

2024-08-21 16:53
오바마 "더 나은 이야기, 해리스가 있어"...미셸 오바마 '카리스마' 연설
해리스 남편·거물급 정치인 한 자리...공화당 反트럼프 인사도 '무대에'
인준 마친 해리스·월즈 밀워키 유세...트럼프·밴스 "치안 엉망" 비판 집중

 
미셸 오바마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2일차 무대에서 남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포문을 연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둘째 날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섰다. 두 연사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만과 분열'의 정치를 물리치고, 해리스를 새 지도자로 앉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연사들은 해리스 당선이라는 기치 하에 뭉쳤고, 인기 래퍼 릴 존의 공연까지 더해져 열광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에 선 오바마는 "이제 횃불은 넘겨졌다"며 해리스를 중심으로 한 결집을 촉구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모두가 미국을 위해 싸울 때"라며 "누가 우리를 위해 싸우겠는가? 누가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는 이 문제로 밤잠을 설칠 인물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비꼰 오바마는 "우리는 4년간의 허세와 혼란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그 영화를 이미 봤다"며 트럼프 무용론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제 새 장으로 넘어갈 준비가 됐고, 우리는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을 위해 준비됐다"고 역설했다.

앞서 연단에 오른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역시 "미국에 희망이 돌아오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뭔가를 하자"고 호소했다. 감정에 북받친 그의 연설에 일부 대의원은 눈물을 흘렸다. 오바마 여사는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부통령 후보)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연단에는 해리스 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도 올랐다. 그는 해리스가 가족을 위해 헌신했듯 국가를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연단에 선 엠호프는 "카멀라는 즐거운 전사"라며 "그녀는 싸움에서 절대 도망치지 않으며 정면으로 맞서는 게 겁쟁이를 상대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알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자신이 해리스에게 연락했던 당시의 일화를 들려주며 당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당파를 초월한 인사들도 해리스를 중심으로 '대동단결'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해리스가 이끄는 미국이 "더 공정하고 자유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고 외쳤고, 진보계 거물 인사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미국인들이 진보적 정책을 계속 누리기 위해선 해리스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 트럼프' 공화당 인사들도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 트럼프의 '입'이었던 전직 백악관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샴은 이날 무대에 올라 "(트럼프는) 도덕성과 공감 능력이 전혀 없다"며 "나는 내 당보다 나라를 사랑하기에"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공화당 소속 존 자일스 애리조나주 주지사 등 일부 공화당 인사들도 줄지어 트럼프 비판 및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해리스는 이날 팀 월즈 주지사와 함께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렸던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유세장을 찾아 출정 의지를 다졌다. 이날 민주당 대의원들은 대회장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후보로 선출하는 호명 투표(롤콜·roll call)를 실시했고, 총 57개 지역 대의원이 흥겨운 음악 속에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며 그의 후보직 공식 인준을 마쳤다. 

한편 이날 트럼프는 경합주 미시간주 하웰의 한 유세장에서 '치안과 범죄'를 주제로 연설에 나섰다. 하지만 연설 장소가 지난달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행진을 했던 곳이었기 때문에 해리스 측의 비판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