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고이즈미, 자민당 총재선 출마 굳혀...'젊음'으로 쇄신감 어필

2024-08-21 18:18
요직 경험이 적고 환경상 시절 '펀쿨섹' 발언은 약점
스가 전 총리 및 당내 무소속 의원 지원 기대

지난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오른쪽)[사진=AFP·연합뉴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9월 27일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뜻을 굳혔다. 아사히신문은 21일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로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지명도를 강점으로 내세워 '당 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복수의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출마 의사를 전달하고 지지를 호소했으며, 공식 표명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올해 43세인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졸업 후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를 거쳐 2007년 아버지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첫 당선된 후 2019년 2기 아베 신조 정권에서 환경상으로 첫 입각했다. 이후 '총리의 아들'이라는 후광과 함께 말끔한 외모로 여론의 지지를 얻어왔다. 아사히신문의 7월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에서 누가 총리에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1위가 21%를 차지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었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7%를 얻어 2위였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들 가운데 가장 적은 나이로, 당내에서는 '젊음'으로 인한 쇄신감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반면 아사히는 "요직 경험이 적고 환경상 시절의 발언으로 인해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불안해 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5선 의원인 그는 2년간 환경상을 역임한 것이 각료 경험의 전부다. 또한 2019년 환경상 재임 당시 미국에서 열린 한 환경단체 행사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커다란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뭇매를 받았다. 이른바 '펀쿨섹' 발언이다.

당내 입지 면에서는 비주류파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지역구가 같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이 얽힌 비자금 스캔들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당의 얼굴을 바꾸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는 당을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스가 전 총리 및 주변의 무소속 의원들의 지원을 중점적으로 받을 전망이다.

앞서 같은 40대인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가장 먼저 입후보를 공식 선언한 바 있어 이번 총재 선거에는 40대 후보가 2명이나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21일 요미우리신문은 "당 개혁에 더해 세대교체도 쟁점이 될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오는 24일,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상(아소파)은 26일 출마 선언을 목표로 조율 중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기시다파)도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총재선거를 9월 12일 공고, 27일 개표 일정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로 각 파벌들이 해체를 선언한 이후 맞이하는 첫 선거로, 현재까지 11명의 의원들이 입후보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등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