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수도 하노이, 동남아의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2024-08-22 06:00

하노이 호아락하이테크단지 내 베트남우편공사(VNPT) 산하 호아락 VNPT IDC 데이터센터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지리적·경제적 이점에 힘입어 동남아시아의 유망한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하노이가 진정으로 동남아의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프라, 기후, 생활비 측면에서 많은 과제들을 극복해야 한다.
 
하노이 호아락하이테크단지 내 비엣텔IDC 데이터센터를 둘러보고 있는 응우옌마인훙 베트남 정보통신부 장관. [사진=베트남통신사]
 
하노이의 발전 잠재력

하노이는 동남아의 선도적인 데이터센터가 되기 위한 경쟁에서 유력한 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5일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컨벤션 2024 행사에서 기술업계 지도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태국, 말레이시아와 함께 베트남이 데이터센터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하노이는 국내외 투자자를 데이터센터 분야로 유치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겸비하고 있다. 

베트남 국영통신그룹 비엣텔 산하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센터 서비스 제공업체인 비엣텔IDC의 응우옌비엣아인 국제영업부문 사장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현재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국가에서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그는 데이터센터 투자 기업의 관점에서 하노이가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는 이상적인 지리적 위치라고 말했다. 홍강 삼각주에 위치한 하노이는 지진과 같은 심각한 자연재해의 영향을 덜 받고, 이는 높은 내구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적·정치적 이점도 있다. 인구 약 850만명으로 베트남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는 하노이는 디지털 서비스의 잠재적인 시장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인프라가 잇다. 현재 하노이에는 약 37만개 기업이 있으며, 그중 최대 1만개 기업이 정보기술(IT) 기업이다. 또한 약 17만명의 숙련 IT 기술 인력 등 풍부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하노이는 다른 동남아 도시에 비해 눈에 띈다. 이곳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드는 땅값은 ㎡당 약 120달러(약 15만원)로 호찌민시나 싱가포르 같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 하노이의 인건비도 동남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저렴해 주변 국가에 비해 40~50%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 분야 투자를 위해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베트남을 찾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극복 과제

하지만 하노이는 많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최고의 데이터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가혹한 기후 조건이다.

베트남남부지역디지털미디어지회(SVDCA)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파트너 개발 위원회 팜응우옌쑤언꾸잉 대표는 하노이는 평균 습도가 최대 70%에 달하는 습한 열대 기후이고, 기온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름에는 기온이 최고 40~41도까지 올라가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이는 결국 장비 유지관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인프라 문제도 큰 장벽 중 하나다. 베트남은 해저 광섬유 케이블 라인이 많지만 대부분은 중부 지역, 특히 다낭, 꾸이년이나 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하노이 등 북부 지역은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족하다. 이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시스템 대기 시간 등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하노이의 생활비가 베트남 내 최고 수준인 것 역시 부담 요인이다. 땅값과 초기 인건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을 수 있지만 높은 생활비는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싱가포르 ST 텔레미디어 글로벌 데이터 센터가 베트남 기업 VNG와 데이터센터 솔루션 제공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디지털 전환 드라이브 

그럼에도 베트남, 특히 하노이는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의 디지털 혁신은 디지털 정부, 디지털 경제, 디지털 사회라는 세 가지 영역에 중점을 두고 추진된다. 

하노이가 발표한 디지털 혁신 전략 계획에는 네트워크 인프라, 전력 인프라 및 인적 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가 포함되어 데이터센터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밖에도 하노이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5G, 메타버스,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는 디지털 기술 산업 발전의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SVDCA의 꾸잉 대표는 하노이가 진정한 선도적인 데이터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투자자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데이터센터에 있어서는 기후나 인프라 조건과 관련된 정보가 시스템 설계 및 데이터센터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외국 투자자와 거래할 때 이러한 정보는 완전하고 정확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투자자가 투자 환경에 대해 보다 포괄적이고 정확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정치적·법적 정보도 제공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노이는 산적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유리한 지리적 위치, 경쟁력 있는 건설 비용 및 고품질 인적 자원 덕분에 우수한 데이터센터 목적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앞으로 베트남 정부의 지원과 국제 전문가의 협력 및 정책과 인프라의 개발을 통해 한계를 극복한다면 동남아시아의 선도적인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