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중진공 이사장 임명 의혹' 임종석 소환...任 "불순한 정치놀음 장단 맞출 의사 없어"

2024-08-19 13:32
검찰, 이상직 전 의원 중진공 이사장 임명·문재인 사위 항공사 취업 과정에 청와대 개입 의심
임종석 "정치적 목적으로 그림 그려놓고 정치검사들 동원된 것"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임명 경위를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불순한 정치놀음에 장단 맞출 의사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19일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20일 오후 1시 30분에 임 전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며 청와대 실세로 불렸던 인물로, 검찰은 2017년 말 열린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하는 과정에서 임 전 실장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조현옥 전 인사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입건하고, 청와대 인사라인 주요 인사들을 불러 당시 회의에서 오간 발언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비공식 회의 이듬해인 2018년 중진공 이사장 자리에 올랐는데, 같은 해 그가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씨가 전무이사로 취업한 사실도 최근에 알려졌다. 

서씨는 과거 게임 회사에서 근무한 이력은 있지만 항공업계 실무를 맡은 경험이 없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서씨 채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서씨의 항공사 채용 과정에 당시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2020년 9월부터 2021년 12월 사이에 4차례나 고발장을 냈다.

검찰의 소환 통보를 두고 임 전 실장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임 전 실장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20일 오후 1시 30분에 전주지검에 출두한다. 전주지검 측에서 비공개 조사 여부에 대한 의사 타진이 있었지만 사양했다"며 "저는 과거 울산사건 때와 같이 가능한 한 모든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2020년 국민의힘 측 고발로 시작됐다. 정치적 목적으로 그림을 그려 놓고 시작된 일에 정치검사들이 동원된 것"이라며 "4년이 지나도록 질질 끌다가 이제 그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밝혀진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 대한 계좌 압수수색 사실은 이 사건의 본질과 목표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정부·여당과 검찰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 물타기용이든 국면 전환용이든 이 더러운 일의 목적이 그 무엇이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일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검찰에서는 누가 충견이 되어 총대를 메고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것이다. 미리 밝혔듯이 저는 이런 불순한 정치놀음에 장단을 맞출 의사가 없다"고 적었다.

임 전 실장은 "이런저런 조각들을 그럴듯하게 섞어 그림을 맞추고 의혹을 부추기는 일이 검찰의 일은 아닐 것"이라며 "사건을 만들지 말고 증거가 있다면 그냥 기소하라. 부끄러움을 내다버린 사람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어려울 때가 많다. 그저 묵묵히 견뎌내고 이겨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