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태효 '중일마' 논란에 "日 수십 차례 사과...피로감 쌓여있어"

2024-08-18 16:25
"한국 경외하게 만들어 일본이 자발적으로 협력하게 마음 움직이는 것 필요"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중요한 것은 일본 마음", 이른바 '중일마' 발언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은 "일본이 자발적으로 한국과 협력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우리를 존중하고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 긴장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주도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펴는 모습을 경외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가 있었다"며 "그러한 사과가 피로감이 많이 쌓여 있고, 또 한·일 간 우리가 필요한 과거사 문제는 윤석열 정부도 적극적으로 개진하면서 일본과 풀어가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사 문제와 병행해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한·일 관계, 한·미·일 관계가 우리 대한민국 기업과 국민에게 안겨다 주고 있는 여러 가지 혜택, 그리고 기회 요인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16일 'KBS 뉴스라인W'에 출연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일본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취지의 질의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또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다면 엄중하게 따져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마음이 없는 사람을 억지로 다그쳐 사과를 받아내는 게 과연 진정한가"라고 반박했다.
 
또 '정부가 일본에 할 말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우리 청년 세대, 기성 세대도 이제 자신감을 갖고 일본을 대하는 것이 더욱 '윈-윈 게임'이 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가해자가 사과를 거부하면 죄를 묻지 않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정의관이냐"며 "국민의 요구와 목소리에는 귀를 틀어막은 정부가 일본의 마음을 헤아려 대변하고 있으니 황당무계하다"고 날을 세웠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꺾마'는 들어봤어도, '중일마'는 처음"이라면서 "우리 국민의 마음이 아닌 일본의 마음이 중요하다 주장하는 자는 대한민국 안보 사령탑 대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비판에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