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사망자 4만명 넘어…하마스 불참 속 휴전협상 재개

2024-08-16 10:12
미국 "남은 장애물 극복 가능"…하마스 "이스라엘, 가자지구서 완전 철수해야"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곳곳에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열 달 만에 4만명이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지부진했던 가자전쟁 휴전 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다. 가자지구 전쟁의 불씨가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협상이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가지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주민이 4만5명, 부상자가 9만2401명으로 집계됐다. 전쟁 전 가자지구 주민수는 약 220만명이었다. 전쟁으로 전체 인구의 약 6%가 죽거나 다친 것이다. 전쟁 이후 가자지구의 하루 평균 사망자는 약 127명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1만70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작전 중 사망한 이스라엘군은 329명으로 확인됐다.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라파, 칸유니스 등지에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하마스의 회복 능력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협상 당사자인 이스라엘 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 휴전 논의가 재개됐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조짐이 좋은 시작”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남은 장애물은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논의가 오는 16일까지 이틀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장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압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은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 등을 파견했다.
 
대화 상대방인 하마스 측은 불참했다. 다만 하마스는 휴전 논의에 참여할 여지를 열어둔 상태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로이터에 “우리는 협상 과정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재국들은 하마스가 7월 초에 동의한 제안을 이스라엘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 고위급 인사인 호삼 바드란은 휴전 회담이 재개된 이후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합의에는 포괄적인 휴전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완전한 철수, 인질 귀환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는 도하에서 진행 중인 협상을 가자지구에 대한 침략을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작전이 협상 진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동 지역에서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한 하마스 최고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피살되면서 중동 확전 위기감이 커졌다. 이란은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피의 복수’를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같은 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의 고위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 이스라엘은 슈크르 사살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하니예를 살해한 것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동으로 군사 자산을 증파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13일 중동 내 유도미사일 잠수함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에 앞서 미 국방부는 중동에 1개 항공모함 전단을 유지하기 위해 핵 추진 항모인 에이브러햄링컨 항모 전단에 출격 명령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