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이어 '물폭탄' 태풍까지…일본 열도 긴장

2024-08-12 16:38
이와테현 일부 지역, 日기상청 통계 이후 가장 많은 비 내려

12일 제5호 태풍 마리아의 영향으로 침수된 일본 이와테현 구지시의 거리를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물폭탄을 동반한 태풍이 예보돼 일본 열도가 긴장하고 있다.
 
12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5호 태풍 마리아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이와테현 오후나토시 부근에 상륙한 후 동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3시에는 아키타현 노시로시 남동 90㎞를 1시간에 20㎞ 속도로 북서쪽을 향해 진행 중이다. 마리아는 중심기압 994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속 20m,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0m다.
 
태풍이 도호쿠 지방 태평양 연안에 상륙한 것은 1951년 통계 작성 이후 세 번째다. 도호쿠 지방은 일본 혼슈 동북부에 위치한 이와테현과 아오모리현, 미야기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후쿠시마현의 6현을 말한다.
 
이날 이와테현에서 오후 2시까지 48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은 구지시에서 476㎜, 오츠치초에서 305㎜로 집계됐다. 기상청이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아울러 이와이즈미에서 245㎜, 가마이시에서 198㎜, 미야코시에서 174㎜의 비가 내렸다. 이는 모두 평년 8월 한 달 동안의 강수량을 웃돌거나 이에 필적하는 양이다.
 
도호쿠 지방에는 13일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200∼250㎜의 비가 내리고, 14일 아침까지 최대 80~150㎜ 비가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마리아가 도호쿠를 가로지르는 속도가 느려 총 강우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이전까지 내린 비로 인해 이와테현에서는 토사 재해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져, 일부 지역에는 토사 재해 경계 정보가 발표됐다. 범람 위험 수위를 초과한 강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는 도호쿠와 도쿄, 오사카를 잇는 항공편 86편을 결항시켰다. 고속열차 신칸센은 평소처럼 운행되고 있지만 태풍 상황에 따라 지연 또는 중단될 수 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지진이다.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채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이튿날인 9일 밤에는 인구가 많은 일본 도쿄 서쪽 수도권 지역인 가나가와현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고, 10일 낮에도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76km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