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촉진·비아파트 활성화' 8·8 공급 대책 내놨지만..."결국 국회에 달렸다"

2024-08-12 16:41
세부 추진 과제 49개 중 법 제·개정이 필요한 사안 17개

4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교에 설치된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담은 '8·8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책의 상당수가 법률 제·개정이 필요해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지난 '1·10 대책'에서 발표된 ‘재건축 안전진단 면제’ '실거주 의무 폐지' 등 굵직한 정책이 결국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시장의 혼란을 불러온 만큼 이번 주택 공급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8 부동산 대책'의 세부 추진 과제 49개 중 법 제·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17개다. 정비사업과 관련된 도시정비법 개정안과 재건축·재개발 촉진법 및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소규모정비법 개정안 등과 빌라 등 비(非)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한 지방세특례제한법 등이다. 

특히 정비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의 핵심은 재건축·재개발 촉진법에 달려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계획 통합처리와 공사비 분쟁 조정 강화, 정비사업의 최대용적률 추가 허용이나 건축물 높이제한 및 공원녹지 확보기준 완화 모두 촉진법 제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 비규제지역 내 재건축 조합과 1주택 원조합원의 취득세를 최대 40%까지 감면하는 등 세제 완화를 위해서는 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된다. 사실상 국회 동의가 없이는 추진되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평가다.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제도'도 이번 공급 대책에 담겼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주민 부담, 주택공급 위축 등 부작용을 고려해 재건축 부담금 제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재초환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21대 국회에서 좌초된 바 있어 이번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필요한 △소규모정비사업 임대주택 인수가격 및 용도지역 상향 △준공후 미분양 임대주택 활용시 원시취득세 감면 △준공후 미분양 임대주택 구입시 1가구1주택 특례 등의 정책도 모두 법률 개정안이 필요한 사안이다. 

지방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주택건설사업자의 원시취득세를 최대 50%까지 감면해주는 정책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전제가 되고 있다. 

비아파트 시장기반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 중 '단기등록임대 도입'은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이 필요하고, 임대사업자의 취득세와 제산세 감면 일몰 기한을 연장하려면 지방세특례제한법이 개정돼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안심전세앱에서 임대인의 주택보유 건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임대인 정보제공' 제도는 주택도시기금법이 개정돼야 추진할 수 있다. 

정부는 늦어도 올해 11월까지 법률 제·개정을 완료하고 제도 착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돼 계류 중인 법안은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 법률안' 정도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키를 쥐고 있는 야권은 법안 심사를 두고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언론에 (8·8 공급 대책과 관련한) 자료를 배포하면서도 해당 법률을 논의할 상임위나 야당 정책위원회와는 어떠한 사전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문수 상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생 경제 회복이라는 측면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그렇게 하지 못한 점들이 있다"며 "여야 이견차가 존재하더라도 민생 경제 해결을 위해 ‘초당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